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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프로농구 '2m 외국인 선수 퇴출' 논란

입력 2018-04-12 22:07 수정 2018-04-1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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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로드/전주 KCC 농구 선수 (지난 6일) : 기분이 굉장히 좋습니다.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다시 뛸 수 있어 기쁩니다.]

[앵커]

오늘(12일)은 저희가 스포츠 관련 주제를 정해 봤습니다.

오대영 기자, 프로농구에서 뛰고 있는 미국인 선수, 찰스 로드 선수인데 키를 재고 나서 절까지 하는 장면이었잖아요.

 

[기자]

원래 키가 커야 된다는 종목이잖아요.

그런데 키가 많이 나와서 좋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키가 작게 나와서 좋아했던 겁니다.

원래는 2m가 조금 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199.2cm가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1cm 정도가 줄어 든 겁니다.

[앵커]

키가 작게 나와서 좋아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일반적으로는 키가 큰게 좋지만, 이런 상식을 뒤집는 지금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대한농구연맹, KBL이 외국인 선수에만 해당되는 '키 제한' 규정을 바꿨습니다.

한국 선수에게는 키 제한이 없습니다.

팀별로 외국 선수를 2명까지 둘 수 있는데요.

다음 시즌 부터 장신 선수는 2m, 그리고 단신 선수는 186cm가 넘으면 퇴출이 됩니다.

물론 처음 만들어진 규정은 아닙니다.

그 동안 있었다 없었다를 반복했는데, 이번 처럼 기준이 확 낮아진 것은 처음입니다.

[앵커]

그런데 농구는 키가 중요한 종목이잖아요. 그리고 이것이 이제 외국인 선수에게만 적용이 된다는 것이죠?

[기자]

KBL이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이성훈/KBL 사무총장 (지난 6일) : 저희가 그동안에 22번에 대한 시즌의 분석을 해보니 신장 제한 폐지를 했던 시기에 공교롭게 경기 속도와 득점이 감소하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까 키 큰 외국인 선수로인해서 경기의 속도가 떨어지고 결국 득점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KBL은 2014년에 "평균 득점이 곧 팬들이 느끼는 만족도"라고 밝힌 뒤부터 "득점을 올려서 흥행을 일으킨다"라는 전략을 택해왔습니다.

[앵커]

그러면 "2m가 넘는 장신의 외국인 선수들 때문에 득점이 줄어들었다" 이것은 맞는 얘기입니까?

[기자]

일단 키 제한이 없었던 시기에, 평균 득점이 줄은 것 자체는 맞습니다.

그래프를 좀 보여드리겠습니다.

2008년에서 2009년 시즌부터 2014년까지인데요.

경기당 평균 득점을 보겠습니다.

저 위로 보면 붉은 색으로 좀 떨어지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변수가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키 제한을 안하는 대신에 외국 선수의 출전시간을 제한을 했습니다.

그리고 키 제한이 부활한 2015년부터는 반대로 외국 선수의 출전시간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키를 떠나서 득점을 많이하는 외국인 선수가 얼마나 뛰었느냐 이것이 중요한 변수가 되었던 것이죠.

[앵커]

키 제한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말인데, 그러면 골이 많이 들어가면 그만큼 흥행도 많이 됐습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2012년의 사례가 단적인데요.

2012년에 보면은, 73.4점이라고 되어있습니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매우 낮았습니다.

반면에 가장 흥행했던 때입니다.  133만명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2015년부터는 평균 득점이 꾸준히 늘었지만 관중수는 뚝 떨어졌습니다.

키 제한과 점수, 그리고 흥행 사이의 상관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것 입니다.

[앵커]

그러면 KBL이 이런 여론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이렇게 하는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한국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장신의 외국인 선수들 때문에 한국 선수가 기량을 제대로 발휘 할 수가 없다'라는 얘기인데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외국인 선수만 차별적으로 제한을 하면, 한국 농구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앵커]

지금 이게 '전 세계의 비웃음 거리가 되고 있다'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죠.

[기자]

네, 미국 출신의 데이비드 사이먼이라는 선수가 한국을 떠났습니다.

이 선수가 이번 시즌에 득점왕에 올랐습니다.

키가 2m가 넘었습니다. 그 때문에 떠나게 된 것이죠.

사이먼은 그 뒤에 BBC와 인터뷰를 했는데, "더 큰 한국선수들도 있다, 납득하기 어렵다" 이렇게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사이먼처럼 한국을 떠났거나 떠나야 할 선수는 외국인 선수 20명 가운데 10명입니다.

외국인 선수만 키를 제한하는 나라 한국 외에는 필리핀이 있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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