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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작전 표현까지…삼성, 육성파일 속 노조 압박 정황

입력 2018-04-12 08:57 수정 2018-04-1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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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전해드린대로 삼성전자 서비스 본사 직원은 협력업체 노조 대의원을 상대로 회유와 협박을 계속했습니다. 노조 탈퇴를 압박하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의 의미 등을 취재기자와 좀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지혜 기자, 이번에 JTBC가 입수한 육성 파일은 검찰이 앞서 확보한 압수물과는 다른 것이죠?
 

[기자]

앞서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는 2013년을 전후해 삼성전자 인사팀에서 작성된 걸로 보이는 '노조 파괴' 정황이 담긴 문건입니다.

삼성 측은 '실행되지 않은 다양한 검토 의견'이라면서 노조 방해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오늘 저희가 입수해 전해드린 녹취파일은 검찰이 확보했다는 문건과 별개로 확보한 것입니다.

이 파일은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직원이 직접 노조원들을 상대로 회유, 협박한 정황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봐야 합니다.

[앵커]

본사 직원과 노조원의 대화를 들어보니까 '청정지역으로 만들어라' 이같은 표현도 나오던데 노조원들을 모두 탈퇴시켜라, 이같은 요구입니까?

[기자]

노조 가입자 모두에게 탈퇴서를 돌리라고 말을 하면서 '청정지역' 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노조원이 아무도 없단 것을 '청정지역'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들어보시죠.

[본사 직원 (2013년 8월 30일) : 허허 청정지역으로 만들어놔라. 청정지역으로 만들라고…알려주라.]

2013년 8월 29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출범한 지 한달쯤 됐을 때 나눈 대화입니다.

삼성전자서비스 전체 직원은 약 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당시 약 4000명이 노조에 가입해 계열사 가운데 최대 규모의 노조가 꾸려진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최대한 줄여서 세력을 약화시키려 했던 정황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리고 또 본사 직원은 '작전'이라는 표현까지도 썼어요. 보통 군이나 수사기관에서 쓰는 용어 아닙니까?

[기자]

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본사 직원 (2013년 8월 30일) : 작전 진행은 잘 돼 가나? 안 되나?]

음성변조를 하면서 주변 소리와 함께 들리지만, 노조 탈퇴를 유도하는 행위를 분명히 '작전'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앵커]

노조를 탈퇴시키라고 구체적으로 압박하는 대목도 많이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본사 직원 (2013년 8월 29일) : 어 그 탈퇴서 다 내놓는 거. 다시 얘기해봐라.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전에 우리는 너는 다 데리고 빠져야 해 빨리. 느낌에.]

여기서 나오는 탈퇴서는 '노조 탈퇴서'를 말하는데요.

대의원으로 하여금 동료들로부터 탈퇴서를 받아서 가져오라고 한 것입니다.

당시 이 협력업체가 울산센터인데, 노조 활동이 굉장히 활발했다고 합니다.

이걸 경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 기자, 노조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 나눈 대화라면 결국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위법 행위로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노조 결성을 막은 게 분명하다면, 현행법 위반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노조 결성을 막는 건 부당노동행위로 간주돼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노조 활동을 못하게 하면서, 감사나 징계를 운운한 부분이 특히 눈에 띄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본사 직원 (2013년 8월 30일) : (이게 감사그룹장까지 보고가 다 됐다고요?) 어제 얘기하더라. }얘기하더라. 전국 감사한다면 같이 진행 안 되겠어. 엔지니어와 사장님들이랑 같이 될 수 있지 않겠나.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다.]

같은달 22일 대구지사가 노조 간부에게 보낸 '경고장'에는 징계 얘기도 나옵니다.

유인물 배포 등 행위가 노사문제를 야기했다면서, 재발시 징계회부 조치하겠다는 부분입니다.

[앵커]

그런데 노조원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회사측이 접근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노조를 탈퇴시키라고 압박했다는 것이죠?

[기자]

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대표가 노조원에게 직접 탈퇴하라고도 하고, 어머니를 찾아가서 '아들이 잘못될 수 있다, 말려달라'고도 말을 했다는 부분입니다.

A씨의 어머니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울산센터 노조원 A씨 어머니 : 사장님이 찾아와서 '노조한다 하는 걸 좀 말려 주라' 이야기하더라고. 문자도 한 번 왔어. 전화도 오고.]

앞서 저희 JTBC는 검찰이 확보한 삼성전자의 문건 안에 노조원 가족들까지도 사찰한 정황이 담겨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요.

노조원의 이혼 여부, 음주 습관부터 재산 현황 등에 이르기까지 사측이 상세하게 파악한 뒤, 노조 탈퇴를 회유·협박하는 데 활용한 정황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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