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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한불 상호교류의 해, 블랙리스트 종합판"

입력 2018-04-10 18:52 수정 2018-04-1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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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지난 6일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때 대부분의 혐의가 다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그중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는데요. 이런 가운데 오늘(10일) 문체부 산하 민관 합동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블랙리스트 조사결과에 대해 발표를 했습니다. 

2015년에서 2016년까지 진행된 '한·불상호 교류의 해' 행사가 국가기관을 총동원한 블랙리스트 종합판이라고 밝혔습니다. 한·불상호교류의 해는 우리나라와 프랑스가 수교한지 13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해서 양국 주요 도시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한 것인데요. 당시 프랑스를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 한식 문화를 알리는 자리에 참석하기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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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 문화행사 KCON 한식체험존
2016년 6월 2일

작은 사이즈의 붕어빵을 시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 맛있어요.]

[민호/가수 : 원래 그 붕어빵이 크잖아요. 한국에서 외국 사람들 한 입에 잘 먹기 힘들다고 해서 조그맣게 해서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인기가 많다고…]

[박근혜 전 대통령 : 같이 한번 안 들어보세요?]

[민호/가수 : 전 많이 먹었습니다. 저도 이게 제일 맛있더라고요.]

[박근혜/전 대통령 : 샤이니 멤버이시잖아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샤이니가 이런 걸 소개하고 그러니까 아마 붕어빵이나 여기 디저트들도 인기가 폭발하지 않을까.]

[민호/가수 : 제가 더욱더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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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때만 해도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밝혀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텐데요. 그런데 알고보니 여기에도 최순실의 입김이 들어갔습니다.

진상조사위 발표에 따르면 당시 'K-CON 2016 프랑스' 행사를 주최한 CJ가 최순실 소유였던 플레이그라운드와 업무위탁을 체결해 한식체험전시를 운영했는데요. 청와대의 지시로 단 3일 만에 예산이 3억에서 5억 원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게다가 양국간 문화교류행사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는 그대로 가동됐습니다. 2015년 4월쯤 세월호 시국선언에 참여한 문화예술계 인사 9473명, 그 명단이 문체부로 전달됐고, 상호교류의 해 조직위가 공모를 거쳐서 지원대상을 결정하면 문체부 담당공무원이 지원 대상 명단과 블랙리스트를 일일이 대조한 뒤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습니다.

때문에 당시 프랑스에서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행사에서 < 변호인 > , <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 등의 영화가 배제됐고, 파리 도서전에서 한강, 황석영 등 작가 13명을 배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황석영, 한강 작가 등은 문체부의 불허 통보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조직위가 직접 초청했습니다. 진상조사위는 박근혜 정부가 국가기관을 총동원해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원재/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대변인 : 청와대에서부터 국정원, 문체부, 해외문화홍보원 그리고 예술경영지원센터, 프랑스 한국대사관까지 거의 모든 국내·외 국가기관들이 동원되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블랙리스트 실행과 심지어 최순실 예산 등에 화이트리스트 관련된 특혜를 행했고요. 이는 문화예술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중대한 국가범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려 10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 국가 간 행사까지 문화예술인들을 선별적으로 배제하고, 심지어 최순실 측에게 특혜를 제공하기 위해서 국가기관까지 동원했다는 것은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1심 재판부는 "문화예술계 '좌파'에 대한 지원은 부적절하므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청와대의 기조는 모두 박 전 대통령의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자는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이런 구시대적인 발상을 하는 대통령은 우리 역사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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