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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문맹률 제로의 시대…또 다른 문맹의 이야기'

입력 2018-04-05 21:39 수정 2018-04-06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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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유럽의 오래된 성당들에 남아있는 기독교 성화들은 단지 예술작품을 넘어서 교육의 기능까지 해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물론이고, 천장과 벽을 가득 채운 기독교 성화는 그림으로 보는 성경책과 다름없었지요.

읽고 쓰지 못하는 서민이 대부분이었던 시대.

성화는 그림으로 성서를 표현함으로써 종교의 목적을 달성해냈습니다.

조선 시대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나라가 백성에게 전하고자 했던 유교적 가치관을 담아낸 책들을 넘겨보면 하나같이 글자보다 그림이 앞장을 섰습니다.

"우매한 백성과 시골 아낙까지 감화시키라"는 국왕의 명이 효행록, 또 삼강행실도 등의 그림 제작으로 이어져서 대중을 계몽하는데 널리 사용됐습니다.

가까운 일본의 에도시대 역시 "요미우리"라는 직업이 존재해서 이 요미우리 꾼은 각종 소식을 입으로 크게 외치며 다녔다고 하죠. (*요미우리 : 에도 시대 사회 속보를 인쇄하여 그 내용을 읽으며 팔러 다닌 일 또는 사람)

물론 지금의 세상은 문맹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나라.

즉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매우 드물어진 시대가 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실질 문맹률…

즉 글에 담긴 내용을 이해하는 문해력을 따져보면 이야기는 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문해율을 따져보면 우리의 자부심은 산산조각 난다" -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
"실질 문맹률 즉 문자해독능력은 매우 떨어져" - 김정탁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글은 읽되 그 안에서 읽고 싶은 부분만 잘못 읽어내거나 전혀 엉뚱한 의미를 꺼내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학자들의 지적입니다.
 

과학적으로 최순실 즉 최서원이 사용한 것으로 검증된 최서원의 태블릿 PC


- 검찰 논고 2018년 2월 27일

국과수까지 나서 증명한 그 선명한 답변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의미를 읽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었던 날.

차고 넘치는 증거들로 인해서 참담한 마음으로 전해드린 저희 앵커브리핑,

"어쩌면 태블릿 PC 따위는 필요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앵커브리핑은, "그러니까 저 말은 태블릿 피시의 조작을 시인한 것이다"라는 매우 황당한 해석으로 뒤집어서 지금까지도 그들 사이에서는 횡행하고 있다고 하지요.

그들이 그토록 다시 추대하고자 하는 인물의 1심 판결은 내일 내려지겠지만 그 판결문이 우리의 공화국에 남기게 될 의미조차 또 한 번 심하게 왜곡될 터…

문맹률 제로의 시대를 사는 또 다른 문맹의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 중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어쩌면 내일 생방송으로 중계될 예정인 그 역사적인 내용들은 중세시대 성당벽화와도 같이 또는 삼강행실도에 기록된 그림과도 같이…

도통 읽을 수 없었던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21세기식 그림 벽화로 역사 속에 길게 길게 전해지게 되는 것은 아닐지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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