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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마을에 음식쓰레기 '산더미'…속 썩는 주민

입력 2018-04-04 21:30 수정 2018-04-0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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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퇴비가 되다 만 음식물 쓰레기 1000여 톤이 마을에 그대로 쌓여있습니다. 주민들은 썩은 개울물 악취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처리 비용을 아끼려는 '음식물 업체' 때문이라는 게 주민들 주장입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양파와 파를 많이 기르는 전북의 한 시골 마을입니다.

평온하고 아름다운 이 마을에 갈등이 시작된 것은 올해 초 폐 축사에 수백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쌓이면서부터입니다.

멀리서 보기에는 문제가 없는 흙더미입니다.

가까이 갈수록 냄새가 진동합니다.

[마을 주민 : 아휴 시큼하니 음식물 쓰레기라 말도 못하죠… 아침에 문 열면 냄새 확 풍겨요. 그러니까 편안하게 쉬어야 하는데 쉬지를 못하잖아요.]

쓰지 않는 축사에 흙 300여 톤이 쌓여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일반 흙처럼 보이는데, 이것을 한 번 팔 때마다 음식물 쓰레기통이 코를 박은 것 같은 악취가 몰려옵니다.

사이사이에 콩나물이나 일반 음식 쓰레기, 김치 쪼가리 같은 것들이 있고요.

여기 보면 고구마 껍질이나 닭 뼈도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흙을 쌓아뒀던 바닥에는 검정색 썩은 물들이 고여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할 때 필수인 선별과 분쇄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퇴비 주인 : 나는 공장에서 가져다주라고 해서 가져다 써 버리고 좋으니까 좀 더 줘야겠어(한 거야) 욕심이 있으니까.]

[마을 주민 : 퇴비 아니여. 그냥 와. 생물이여, 음식물 쓰레기여.]

악취보다 더 큰 문제는 마을 냇가가 오염 되는 것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썩을 수 밖에 없습니다.

썩으면서 검은 물로 변해 농수로로 들어가는 겁니다.

흰 거품이 곳곳에 피어오릅니다.

[마을 주민 : 지금 파보면 지렁이같은거 하나도 없을거예요. 오염이 돼서 여기 지렁이가 살 수가 없어요. 제일 큰 저기(원인)는 거름이라고 볼 수 있죠.]

이 곳 냇가 바닥이 보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물이 깊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이렇게 찔러보니까 물이 혼탁해서 이 바닥이 얕은데도 보이지 않는 겁니다.

이 안쪽에는 하얀 거품들도 발견을 했는데요.

물이 썩었을 때 생겨나는 기포입니다.

이 부분을 이렇게 물을 떠서 냄새를 맡아보면 상당히 악취가 납니다.

지난 겨울부터 이곳 완주 뿐 아니라 전북 무주 등에서 비슷한 민원이 발생했습니다.

전북의 환경 단체에 따르면 이렇게 잘못 처리된 음식물 쓰레기 양이 1000여 톤을 넘습니다.

쓰레기가 배출된 곳으로 따라가 봤습니다.

도 경계를 넘어 충남 공주의 한 음식물 처리업체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버려진 음식물을 비료로 만들기 위해서는 1톤 당 1000원 정도가 듭니다.

이 돈을 아끼려고 정상적인 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주민들 주장입니다.

보통 30일 걸리는 발효를 30분으로 단축시킨 정황도 포착됩니다.

[업체 관계자 : 일단 파쇄해서 수분 좀 빼고, 급속 교반(발효)해서 내보내고 그렇게 하는거고. 교반(발효)하는데 보통 한 30분정도…]

[현장 방문 전문가 : 최하 빨라도 15일이에요. 30분만에 발효가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가지고 있는 걸 다 없애고 퇴비가 되어야 하잖아요.]

지자체는 이미 나대지에 적치된 비료는 성분 검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법의 미비함도 지적합니다.

[공주시 관계자 : 부숙(발효)기간이 우리 법으로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시민들은 재활용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매일 음식물 쓰레기를 신경써서 분류해 버립니다.

하지만 지자체의 안일한 관리감독에, 이 재활용은커녕 새로운 환경오염원이 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입니다.

(인턴기자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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