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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토리] "짐승보다 험하게 살았지"…큰넓궤에서 보낸 40일

입력 2018-04-03 17:48 수정 2019-04-03 17:34

온 산간을 휩쓴 군경 토벌대
"시국 탓에 고생… 기억해주길"
라이브, 스토리, 비하인드! JTBC 소셜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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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산간을 휩쓴 군경 토벌대
"시국 탓에 고생… 기억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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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호(81) 할머니는 고향 마을 제주 동광리 무등이왓의 옛 모습을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태어난 집터, 동네 아이들이 모여 놀던 나무 앞… 하지만 지금은 길과 터만 남은 '잃어버린 마을'입니다.

할머니가 11살이었던 1948년 이승만 정부는 산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는 무장대와 마을 사람 사이 연계를 막겠다며 중산간 마을 초토화 작전을 폈습니다. "제주도는 산간에 불 안 난 데가 없어. 전체가 불이 나니까 하늘이 벌갰어."

마을 사람들이 별 이유도 없이 밭에서 총살 당하기도 했습니다. 살기 위해 마을을 떠나야 했습니다. 숲으로, 산으로 도망 다니다 마지막에 찾아간 동굴이 큰넓궤입니다. 한 사람 겨우 지날 수 있는 바위 틈을 한참 기어 들어가야 하는 곳, 코 앞도 안 보이는 굴 속에서 40여 일을 지냈습니다. 할머니는 그 날들을 "짐승보다 더 험하게 지낸 세월"로 기억합니다.

수 십년이 지나서야 '빨갱이' 소리 들을까 하는 걱정 없이 지난 일을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할머니는 "시국 때문에 천대 받으면서 고생하다 살아난 사람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홍춘호 할머니의 가슴에 맺힌 기억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제작 : 이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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