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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인생 망쳐" 미투 '따돌림'…피해자가 되레 퇴사

입력 2018-03-30 21:39 수정 2018-03-31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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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반 직장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보통 피해자는 어떻게 할까요? 10명 중 8명은 문제제기 자체를 포기하고 또 70%는 피해자 본인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합니다.

최하은 기자가 이런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 직접 들어보시죠.
 
 
"동료 인생 망쳐" 미투 '따돌림'…피해자가 되레 퇴사


[기자]

대학을 졸업한 뒤 15년 동안 다닌 회사였습니다.

월급이 많지 않아도 소중한 직장이었습니다.

새로 부임한 상사의 성추행은 순식간 일어났습니다.

[정모 씨 : 여름이었는데 팔을 손으로 넣어 (몸쪽을) 만진다든가…]

일 년을 참다 결국 회사를 관뒀습니다.

그러고서야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돕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정모 씨 : 회사 다니는 사람이 증인 해주는 게 쉽지 않아요. 그 사람하고 또 부딪혀야 하는데… ]

회사의 조사 과정도 상처로 다가왔습니다.

알리고 싶지 않은 개인 정보도 유출됐습니다.

[조사 당시 상사와 정씨 대화 : 지금 정신병 있으시죠? 약 복용 중이시죠? (불면증이에요.)]

조사 기간 석 달 동안 정 씨는 만신창이가 됐고 가해자는 회사에 여전히 남았습니다.

고등학교 행정실 계약직 직원 이모 씨는 상급자 공무원 남성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여러 차례 몸을 만지고 음란물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는 직위 해제됐지만 동료들 시선이 이 씨를 괴롭게 했습니다.

[이모 씨 : 복도에서 저를 만나면 그분들도 저를 피해요. 그렇게 지나치면 눈물이 날 것 같아요.]

동료 인생 망친 사람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들렸습니다.

따돌림은 점점 심해졌고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은 깊어졌습니다. 

[이모 씨 : 왜 사람들에게 눈총받으면서 미안해야 하고, 제대로 근무도 못하겠고…]

직장 성희롱 피해자 3명 가운데 2명이 사내 불이익을 당했다고 답했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80%는 문제 제기 자체를 포기했고 성희롱 발생 뒤 70% 정도가 퇴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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