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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거장의 귀환" 이창동 감독 8년만 복귀무대, 결국 칸 될까

입력 2018-03-27 08:02 수정 2018-04-1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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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거장의 귀환" 이창동 감독 8년만 복귀무대, 결국 칸 될까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한 복귀 무대가 예고되는 이창동 감독의 등판이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거장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이창동 감독)'이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개최가 다가옴과 동시에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칸도 기다린 이창동 감독이다"는 반응이다. '이창동'이라는 이름 석 자만으로 8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다.

'버닝'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 종수, 벤, 해미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다. 스티브 연과 유아인, 신예 전종서가 주인공으로 낙점되는 기회를 잡았다. 이번 영화에서 스티브 연은 미스터리한 남자 벤, 유아인은 사랑하는 여자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려는 순수하고도 예민한 남자 종수, 전종서는 종수의 고향 친구자 그가 사랑하는 여자 해미로 분해 관객들과 처음 만난다.

칸이 사랑하는 이 감독은 지난 2000년 영화 '박하사탕'이 제53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부문에 초청받으며 처음으로 칸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7년 '밀양'이 제60회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2009년 제62회에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0년 제63회 칸국제영화제에 '시'로 또 한 번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각본상을 손에 거머쥐었다.

'시' 이후 이 감독은 무려 8년간 신작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물론 아예 준비를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때마다 사정에 의해 무산됐다. '버닝' 역시 한 차례 고비를 겪고 배우진을 다시 꾸린 뒤 제작에 착수할 수 있었다. 때문에 크랭크인과 크랭크업이 현실화된 '버닝'에 쏟아지는 관심은 당연하다. 버라이어티 등 외신 역시 '버닝'을 제71회 칸국제영화제 유력 경쟁 부문 진출작 후보로 꼽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출품하면 경쟁 진출에 수상까지 이어졌다. 올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 관계자는 "홍상수 감독은 한 차례 과도기를 겪기도 했지만 이창동 감독과 박찬욱 감독은 내놓는 작품마다 기다렸다는 듯 칸 초청장을 받았다. 그들의 이름에는 신뢰가 뒤따른다. 2년 연속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한동안 칸의 외면을 받던 한국 영화였던 만큼 경쟁 부문 진출만으로도 의미는 크다"면서 "무엇보다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 작품과 감독 그리고 배우들은 자동으로 수상 후보에 오른다. 여전한 꿈의 무대다"고 설명했다.

현재 '버닝' 외 칸 진출을 노리는 국내 작품들은 많다. 촬영을 마친 뒤 후반 편집 중인 작품들은 대부분 출품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5~6월 개봉 예정작들을 기본으로 여름과 하반기 개봉을 논의 중인 작품도 일단 칸으로 실어 보낸다. 만약 올해도 경쟁 부문 진출에 성공한다면 한국 영화는 제69회 박찬욱 감독 '아가씨', 제70회 봉준호 감독 '옥자', 홍상수 감독 '그 후'에 이어 3년 연속 진출이라는 진기록을 세운다. 경쟁 부문을 비롯한 각 부문 초청작은 4월 중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출품 자체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초청받는 데 실패했을 때 영화에 혹여 좋지 않은 이미지가 쓰일까 봐 관계자들은 출품 여부를 공개하기 꺼린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민희·유준상이 출연한 것으로 알려진 홍상수 감독의 신작을 비롯해 이나영·장동윤 '뷰티풀 데이즈(윤재호 감독)', 조진웅·류준열·故 김주혁 '독전(이해영 감독)', 박해일·수애 '상류사회(변혁 감독)', 황정민·이성민·조진웅·주지훈 '공작(윤종빈 감독)' 등이 칸 출품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나영의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으로, 조선족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엄마와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이 16년 만에 재회하면서 겪는 분단 국가의 혼란과 상처를 희망의 메시지로 담아낸 작품이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 단편 '히치하이커'와 다큐멘터리 '마담B' 등 두 작품을 출품한 윤재호 감독의 첫 실사 장편영화로 칸의 부름을 기대해 봄 직하다.

이와 함께 '독전'은 아시아 최대 마약 조직의 보스 이선생을 잡기 위해 펼쳐지는 숨 막히는 암투와 추격을 그린 범죄 액션극, '공작'은 1990년대 중반, 최초로 북한의 핵 개발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북측으로 잠입한 남의 첩보원과 그를 둘러싼 남북 권력층 간의 첩보전, '상류사회'는 상류계층에서 사는 부부의 이야기로,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서울대 교수 남편, 미술 부관장 아내 그리고 화가가 주요 캐릭터로 알려졌다. 욕망과 사랑을 중심으로 지역 갈등·계층 갈등 등을 비판하는 스토리를 담은 영화다.

관계자는 "칸국제영화제 측이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에 굉장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경쟁 부문에만 무려 두 편이 진출, 총 다섯 편이 주요 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면서 "올해도 그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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