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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통령 개헌안 발의 '가시권'…여야는 공방만

입력 2018-03-13 18:47 수정 2018-03-1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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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헌법자문특위가 오늘(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부 개헌안 초안을 보고했습니다. 청와대는 오는 21일쯤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죠. 오늘 야당 발제에서는 대통령 개헌안의 주요 내용, 또 개헌 발의를 둘러싼 여야 갈등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오늘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21일에 개헌안을 발의한다는 생각이다."

시점은 다소 달라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문 대통령은 개헌안을 직접 발의하는 쪽으로 생각을 굳혀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헌법자문특위로부터 정부 개헌안 초안을 보고받았는데, 대통령이 이런 언급을 했습니다.

[청와대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초청 오찬 : 개헌을 국회가 주도하고 싶다면 말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이 마지막 계기마저 놓친다면 대통령은 불가피하게 헌법이 부여한 개헌 발의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대통령에게 보고된 정부 개헌안의 주요 내용부터 살펴보죠. 우선 권력 구조와 관련해서는 '대통령 4년 연임제'를 제안했고 대선 결선투표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또 '국가원수'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감사원을 독립기구로 분리하는 내용도 포함이 됐습니다. 수도를 법률로 규정하도록 한 것도 주요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에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가 되고 정상적인 과정을 거친다면 6월 13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투표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국회 의결' 과정에 있습니다. 현재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이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헌에는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대통령 발의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대통령은 개헌안을 발의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는 것일까요. 여러가지 정치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지지부진한 국회의 개헌 논의를 압박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임박하면서 국회 헌정특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상희/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국민들에게 너무너무 죄송한 일입니다. 개헌을 해서 정치 개혁을 해야 되는데, 지금 1년이 넘게 공방만 하고 있습니다.]

[이태규/바른미래당 의원 (어제) :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될 부분이지, 이걸 가지고 언제까지 옳고 그름, 장단점을 언제까지 따지고 있겠습니까.]

[심상정/정의당 의원 (어제) : 각 당에서 말씀하시는 거 지금 외울 지경입니다 제가. 각 당이 상대를 비판하지 말고 자신의 대안을 내놓아서… ]

이런 얘기만 들으면 당장이라도 국회에서 제대로 된 개헌 논의가 시작이 될 것 같죠. 하지만 방금 발언한 의원들, 소속이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입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입장이 좀 많이 다른 편입니다.

[정태옥/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대통령께서는 이거를 좀 인내를 가지시고 국회에서 합의를 기다려주시는 게 맞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문재인 대통령 주도의 개헌안 발의는 사실상 개헌을 하지 말자는 얘기다, 국민 여론들이 이렇게 모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가시권에 들어온 마당에 자유한국당도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야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가장 큰 쟁점인 권력구조에 대해 여야가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정부와 여당은 '대통령 4년 연임제'를 주장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개헌 시점에 대해서도 '6월 개헌'과 '10월 개헌'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헌 이슈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사안입니다. 그래서 핵심만 요약하는 차원에서, 아슬아슬한 예측을 해보겠습니다.

< 정 반장의 아~예! >

우선 대통령 개헌안의 통과 가능성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오늘 나온 정부 개헌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개헌에는 야4당이 모두 반대 입장이기 때문에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다음은 6월 개헌 가능성입니다. 역시 가능성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6월 개헌에 대해서는 다른 야당들은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확고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116석의 자유한국당이 반대한다면 이 역시 성사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여론의 압력이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헌법자문특위가 시민 2000명을 상대로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93.4%가 개헌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6월 개헌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여당은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정부가 불가피하게 개헌안 준비에 나서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누가 뭐래도 자유한국당의 국민개헌 발목 잡기입니다. 여당은 야당이 요구하는 권력구조 개편이나 이와 관련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허심탄회한 자세로 논의에 임할 생각입니다.]

오늘은 아직도 개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회에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이토록 약한 내가
무슨 쓸모일까
답을 찾지 못한 날


윤하의 '답을 찾지 못한 날'입니다.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의지는 확고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여전히 개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국회가 개헌의 주체"라는 생각이 확고하다면, 국회도 서둘러 개헌안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요청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정부 개헌안' 대통령 보고…청와대 "21일 발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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