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죄수의 딜레마' 심리학 용어 중 하나입니다.
물증은 없으나 심증이 강렬할 때…
수사관은, 두 사람의 공범을 격리한 채 이렇게 제안합니다.
두 명 모두 죄를 부정하면, 아마도 형량은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한 사람은 순순히 자백했는데 다른 한 사람이 계속 부인한다면 자백한 사람은 풀어주고 부인한 사람의 형량은 그만큼 더 무거워질 것이다.
용의 선상에 오른 그들은 어떤 방법을 택할까…
둘 다 입을 꾹 다문다면 죄는 은폐될 수도 있겠지만, 서로는 서로를 믿지 못해서 결국 둘 다 자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
범죄를 공모한 것이 맞다면 상대방이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라는 수사기법이 통할 수 있는 토양이지요.
"검찰과 MB측의 대결이 아니라, 측근과 MB와의 대결이다"
-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오래전 전직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사람은 말했습니다.
"배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 나름대로 살기 위해서…MB가 '나는 모르는 일이다'라고 한다는 것은 결국 밑에 사람한테 다 치우겠다는 것이다…"
-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즉 수족과도 같았다던 측근들이 등을 돌린 이유는 자신만이라도 보호하려 애쓰는 너무나도 본능적인 현상이었다는 해석이었습니다.
'시스템도 모른다'
'관여한 바 없다'
'공소시효가 지났다'
언론을 통해서 전해진 그의 말 속에는 만약 범죄 행위가 드러나더라도 그것은 '내'가 아닌 '주변부'의 문제라는 인식이 잠재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주변부'의 사람들, 즉 그의 측근들에게는 이제 각자도생하지 않으면 대신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동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이 죄수의 딜레마에는 분명한 전제가 있습니다.
의로움을 함께한 이들이라면 각자도생할 필요는 없다는 것.
부정한 공모 속에서만 죄수의 딜레마는 작동한다는 것이지요.
이틀 뒤면 포토라인에 서게 될 전직 대통령. 그는 이미 모든 혐의 사실을 부정하기로 전략을 세웠다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딜레마가 있다 하니…
혐의를 인정하면 재판에 불리하고, 부정하면 구속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데…
자칭 컴도저인 그는 이미 그깟 딜레마 따위는 떨쳐버린 것일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