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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깜짝 발표까지…'트럼프의 파격' 백악관 5시간

입력 2018-03-09 20:26 수정 2018-03-0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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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특사단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것도 그렇고, 오늘(9일) 정상회담 발표를 한 것도 전혀 예정에 없던 일입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 면담은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에 예정돼 있던 상황이었는데요. 그만큼 밤사이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청와대 출입기자와 좀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성대 기자, 대통령이…우리나라 대통령도 마찬가지이고요. 일정을 바꾼다는게 쉬운 일은 아닌데, 오늘 원래 만나기로 한 게 아니었다고 하네요.

[기자]

애초에 정의용 실장 일행이 미국에 떠나는 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 만나는지 일시를 확실히 하지 않고 갔다는게 청와대의 설명이었습니다.

다만 이제 면담은 대략 내일쯤에 예상된 것이었고 그래서 첫날이었던 현지 시간으로 오늘은 관계자들, 맥매스터 보좌관 등 관계자들 만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던 그 시점에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연락이 와서 "빨리 좀 봅시다. 집무실로 와달라"이렇게 전갈이 왔던 것이고 그래서 그 관계자들이 모두 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로 갔습니다.

그래서 대통령과의 면담이 약 45분간 진행이 됐는데, 그 장면을 잠깐 보시면요.

이게 면담을 하는 사진인데, 트럼프 대통령도 있지만, 펜스 부통령, 매티스 국방장관, 켈리 비서실장 같이 지금 미국에서 외교안보라인의 핵심인 실세들이 모두가 모여가지고 정의용 실장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는 모습이 연출이 된 겁니다.

[앵커]

이성대 기자가 얘기했던 오벌오피스에 특사단만 부른게 아니라 저렇게 각각 중요한 미국 인사들을, 백악관 인사들을 불러가지고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군요. 저 자리에서 그러니까 5월까지. "5월 내에 북미정상회담을 하겠다" , "회담 제안을 수용하겠다"이게 전격적으로 결정이 된 것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의용 실장이 백악관 들어간 게 오후 2시반이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발표가 난 게 오후 7시 반이었으니까,  5시간동안 백악관에 있으면서 어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가 터졌다고 볼 수가 있는데요.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의제도 중요하지만 만남 자체만으로도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빅이벤트 입니다.

이런 중대한 결정을 우리측의 45분정도의 설명을 듣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수락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는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을 미리 예상을 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은 알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이 직감적으로 이야기를 들으러 오고, 또 듣고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야겠다고 이렇게 느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볼 수가 있겠군요. 그런데 정의용 실장이 백악관서 이런 내용을 발표한 형식, 그러니까 직접 우리가, 백악관 대변인이나 백악관 인사가 설명 한 것이 아니라 우리 측 인사가. 정의용 실장이 발표를 하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도 상당히 특이해 보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이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제안에 따랐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인데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야기를 다 듣더니만 트럼프 대통령이 " 그런데 부탁이 하나 있다. 이왕 여기까지 온김에 한국 대표들이 직접 논의 내용을 백악관에서 발표하는 것이 어떻느냐"고 제안을 했다는 겁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제안한, 부탁을 한 것이군요.

[기자]

만나자는 제안도 급작스러웠지만, 만난 이후에 결과 내용을 여기서 발표하겠냐는게 어떻겠냐는 제안도 급작스러워서 정의용 실장은 초반에 미리 청와대에 알리지도 못하고 일단 수락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백악관 기자실에 내려가서 "한국 측이 중대발표한다"고 깜짝 소개를 했던 겁니다.

현지시간으로 저녁 5시쯤이었으니까 보통 일과가 거의 끝날 때쯤이었고요.

기자들이 마감시간이 거의 끝날 때 쯤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기자들도 중대발표설에 좀 많이 놀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앵커]

그 사이에 폭스뉴스, CNN에서든지 갑자기 취재를 해서 급박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는데, 그렇다면 이성대 기자의 이야기대로라면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상황을 모르고 나중에 발표가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라는 그런 이야기네요.

[기자]

네, 그래서 청와대도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는데요.

트럼프의 깜짝 발표 예고가 우리나라로 전해지면서 마치 청와대에서 아침 9시에 뭔가 중대발표를 하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와전이 됐습니다.

그래서 저도 청와대 고위관계자에게 직접 통화를 해서 물어봤더니 '그런게 없는데…' 라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며 오히려 모른다고 했습니다.

[앵커]

갑작스러운 상황에 파악이 되질 않고 있었던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의용 실장은 그 이후에 백악관 맥매스터 보좌관과 합의 발표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이 2시간 정도 있었는데, 이 과정에 이제 청와대 관저로 연락을 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을 사후 보고를 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때 사용했던 라인이 청와대와 백악관에 있는 '시큐리티라인'을 통해서 통화를 했다고 청와대는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그 짧은 시간 안에 정 실장이 또 발표문을 한·미가 문안 조율해서 마친 건데 역시 또 상당히 정신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미리 어느 정도 준비는 돼 있었겠지만서도요. 앞서 미국 언론, CNN 같은 경우에는 "김정은 친서를 전달해서 초청했다"고 보도를 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이 부분이 맞습니까?

[기자]

일단 청와대 설명은 "친서는 없었다"라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구두', 말로 설명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고요.

다만 이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사실상 친서의 성격이라서 정의용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난 다음에 이 내용들, '만나고 싶다', 이런 내용들을 전달했을 것이라고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짧게 이것까지만 한번 알아볼까요. 트럼프가 그동안 남북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든지 특사단 방북에 대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일단 보자", 이렇게 유보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오늘 남북 대화에 대해서는 이제 긍정 평가를 내놓았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여러 차례에 걸쳐서 여기까지 온 데에, 여기까지 온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덕이 크다", 이런 평가들을 많이 내놨는데 "이런 평가들에 대해서 감사하다"라는 뜻을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얘기를 했답니다.

그 브리핑을 다 들은 다음에 "한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면서 아까 보셨던 관계자, 참모들에게 둘러보면서 "거 봐라. 대화를 하는 게 이렇게 잘하는 거다"라는식의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앵커]

"대화를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이렇게 얘기를 한거군요. 알겠습니다. 좀 더 자세한 얘기는 또 잠시 후에 취재 기자와 전문가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성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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