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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지정만 해놓고 방치…'희귀종' 금개구리 서식지 실태

입력 2018-03-09 10:03 수정 2018-03-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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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돼있는 맹꽁이와 금개구리를 보호하겠다며 지자체가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관리가 안돼서 보존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문학산에 있는 한 농가입니다.

얼어붙은 개울물이 녹을 때쯤이면 도롱뇽과 개구리가 알을 낳으러 찾아오지만, 주변은 쓰레기로 가득합니다.

인천시가 2016년에 만든 조사자료입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제가 서 있는 이곳에서 도롱뇽과 개구리가 발견됐다고 하는데요.

정작 도롱뇽과 개구리는 없고, 이 주변 농가에서 쓴 것으로 보이는 화약 약품통만 굴러다닙니다.

이뿐만이 아니고요. 옆에도 비료 포대부터 시작해서 플라스틱 통까지 각종 쓰레기들이 쏟아져 있습니다.

지금은 날씨가 좀 추워서 도롱뇽과 개구리가 활동할 시기는 아닌데요.

곧 산란기가 올 때 여기서 알을 낳게 되면 이 쓰레기들 때문에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발견되는 도롱뇽은 이르면 3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산란기를 보냅니다.

인천시가 보호종으로 지정했지만 최소한의 보호 장치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연적으로 생긴 서식지뿐만 아니라 세금을 들여 만든 보호 공간도 방치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약수터 근처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물웅덩이입니다.

'자연생태계의 건전성과 다양성 증진을 위한 공간'이라는 안내가 무색할 정도로 곳곳에 쓰레기가 있습니다.

건너편에는 나무에 농약을 쳤다는 설명이 붙어있습니다.

보다 못한 등산객들이 물웅덩이를 오가며 치워야 하는 실정입니다.

[(인근 주민들이) 청소도 하고, 담배꽁초 같은 거 줍고 그러신다고…]

물이 자주 마르는 탓에 그나마 살아남은 올챙이들도 갈 곳이 없습니다.

[이예은/인천녹색연합 활동가 : 수심이 너무 얕아서 거의 이동할 수 없고…]

대체 서식지로 지정해 놓고 중심부에 공사를 진행한 곳도 있습니다.

인천 청라지구 주변의 습지입니다.

청라지구 신도시를 개발하기에 앞서 이곳에 대체서식지를 만들어서 저쪽에서 살고 있던 금개구리들을 모두 이쪽으로 몰아 넣었는데요.

그래서 이렇게 '한국 희귀종 금개구리 서식 보호구역'이라는 표시판까지 달아놓았습니다.

하지만 이 대체 서식지를 하늘에서 올려다보면 가운데가 뻥 뚫려 있습니다.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한 맹꽁이와 금개구리의 울음소리는 몇 년째 끊겼습니다.

환경단체가 6개월에 걸쳐 시에서 파악한 양서류 서식지 27곳을 조사한 결과 12곳이 환경 정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39개의 물웅덩이 가운데 상당수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예은/인천녹색연합 활동가 : (양서류는) 물에서도 살고 밖에서도 (살아서) 환경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볼 수 있는 환경지표종이고, 양서류가 서식하기에 쉽지 않은 공간들이 많다…]

인천시는 맹꽁이 대체 서식지는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유인 만큼 LH 측과 협의해 관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생태 터널과 자연 마당 등 생태보존 사업장들에 대해 감시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때 금개구리와 맹꽁이 수백 마리가 살던 이 대체 서식지에는 이제는 그 어떤 동물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해마다 투입되는 수십억 원의 생태 다양성 관련 예산은 그렇다면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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