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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여자만 없으면…'

입력 2018-03-08 21:30 수정 2018-03-09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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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해외 출장 여성 인턴 0명"

전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중에 벌어진 참으로 망신스러웠던 그 사건 이후 청와대가 내놓은 대책은 그러했습니다. 

바로 뒤이어 진행된 총리 순방에 동행한 인턴은 전원 남성으로 채워졌고, 총리는 술 대신 주스를 채우면서 건배를 외쳤습니다.

여성과 술을 없애면.

문제 역시 함께 사라진다고 믿은 것일까.

그렇게 믿었으니 그렇게 한 것이겠지요.

아니면 최소한 그 정도는 보여줘야 뭔가라도 노력하는 모습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사라진 여성 인턴과, 사라진 만찬주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여교사를 가급적 신규 발령하지 않겠다"

2년 전 섬마을 선생님이 주민들에게 성폭행 당한 사건이 발생하자 교육부가 처음 내놓았던 대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전국 도서 벽지에 근무하는 여성 교사의 숫자는 3000여 명.

그러면, 요즘 학교에선 구경조차 어렵다는 남자 교사들을 죄다 도서 벽지로 보내겠다는 것인지…

여성을 안 보내면 된다고 여긴 그 발상은 성폭력의 원인 제공자가 바로 여성이라는 인식과 겹쳐 보이면서 역시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여자만 없으면 된다."

숨겨졌던 피해자들의 증언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미투의 반대편…

어딘가에서도 그 해괴한 논리는 불쑥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와는 말도 섞지 않겠다"
"여자와는 카톡으로만 대화"
"여자와 회의 안 해"
"여자를 아예 안 뽑으면 되지…"
"여자와는 악수 안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은 뒷전으로 밀쳐둔 채…

미투 운동에 대응하는 방법이라는 것이 어떻게 하면 하나의 인격체로서 상대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가 아닌…

온갖 음모론과 기획설이 난무하는 사회…

그리고 결국, 도달한 결론이 '여자만 없으면 모든 화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

그들은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면서 아직도 봉건시대에 살고 있는 존재들이 아닐까…

'여성 인턴 해외 출장 0명'의 웃지 못할 상황을 초래하게 했던 그는 시간이 지난 뒤에 세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하면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언론 세력과 음해세력의 콜라보레이션"
"하루아침에… 낭떠러지 밑으로 추락시킨…생매장 드라마"
"낮은 포복으로… 절벽을 타고 올라온… 기적 같은 생존기"
"나의 무죄는 입증되었다"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그의 말들이 허허로운 만큼이나 미투의 또 다른 엇나간 결과물들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도 허허로운…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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