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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건희 차명계좌 방치 논란' 확인해보니

입력 2018-03-06 22:13 수정 2018-03-07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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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6일) 팩트체크 주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입니다. 이미 10년 전 삼성특검이 이 회장의 차명계좌를 상당부분 파악했습니다. 4조 5000억 원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세금도 과징금도 제대로 부과하지 않았고, 어제서야 과징금 31억 원이 결정됐습니다. 확인 결과 2008년 시작된 금융당국의 무리한 유권해석 때문이었습니다.

오대영 기자, 자세히 설명을 해 주실까요?

[기자]

우선 금융실명제부터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993년에 도입이 됐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긴급명령'으로 시작을 했고 1997년 법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기본 개념은 '본인 계좌로 금융거래를 하자'는 겁니다.

당시의 입법 취지는 '비실명계좌', 다시 말해서 자신의 명의가 아닌 '가명'이나 '차명계좌'를 금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가짜 이름을 쓰거나 남의 이름을 빌려 쓰면 안 된다라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1998년에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금융실명제 편람에서도 확인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금융위원회가 2008년 4월 이 법률에 대해서 전혀 다른 해석을 내리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차명계좌'와 '비실명계좌'는 서로 다르다는것이었습니다.

그 직후 삼성 특검의 수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가 발견됐지만 과징금이나 징벌적인 과세는 없었습니다.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법적으로 금지된 비실명계좌가 아닌 것으로 해석이 됐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러면 당시에 그러니까 법의 원래 취지대로, 두 개념 그러니까 '차명계좌하고 비실명계좌를 같은 개념으로 봤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1년 뒤인 2009년에도 금융위원회가 같은 취지의 해석을 또 내렸습니다.

금융실명법을 집행하는 금융위가 법에 대한 해석을 바꾸면서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성인/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2008년에 또는 2009년에 그런 해괴한 유권해석이 나오지 않고, 그때 제대로 했었더라면 조준웅 특검 때 걷을 수 있었던 배당소득, 이자소득 그리고 차명주식에 대한 증여세는 지금보다 훨씬 많았어요.]

지난해 12월 정부의 금융혁신위는 삼성 비자금 처리 결과가 "차명계좌의 해석상 혼란을 초래했고 이건희에 면죄부를 부여했다"이렇게 발표를 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금융위의 유권해석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제대로 해석을 했다면 이건희 회장은 과징금이랑 세금을 얼마를 냈어야 하는 겁니까?

[기자]

그 금액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규정상으로만 보면 이렇습니다.

2008년에 당시 과징금이 없었습니다.

세금은 일반 소득세 38%가 부과됐습니다.

하지만 차명계좌를 금융실명법상 비실명계좌라고 판단했다면, 1993년 이전 계좌에서는 과징금 50% 또 전체 차명계좌에서는 이자, 배당소득 등 세금 99%가 매겨졌을 겁니다.

[앵커]

38%하고 99%는 차이가 상당히 큰 건데, 그러니까 법 해석 하나로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다는 거잖아요?

[기자]

네, 금융위의 판단이 그래서 이렇게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말에 국감에서 금융위가 말을 바꿨습니다.

올해 2월 법제처가 최종적으로 유권해석을 냈습니다.

'차명계좌는 곧 비실명계좌고 그래서 매길수 없다던 과징금을 매겨야 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지난 10년 동안 금융위가 '이건희 차명계좌에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라고 볼 수 있는 거고 그러면 앞으로는 이제 어떻게 진행이 되는 겁니까?

[기자]

일단 과징금을 더 매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어제 결정된 31억 원은 1993년 이전에 만들어진 차명계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법적으로 과징금은 1993년 때까지만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한을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폐기됐습니다.

최근 다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세금은 부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삼성 특검 때 거둬들이지 못한 부족분을 내라고 국세청이 통보한 상태입니다.

[앵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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