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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부인→미투→사과…'미투' 한 달, 향후 과제는

입력 2018-02-28 22:02 수정 2018-02-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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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이 2월 28일입니다. 그리고 지난 1월 29일 서지현 검사가 저희 뉴스룸에 출연해서 성폭력 피해를 폭로한 것이 이제 꼭 만으로 한달이 됐습니다. 
 

그동안에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죠. 많은 폭로가 이어졌고 사회적 각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더 진전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도 갸우뚱하는 그런 상황이기는 합니다.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문화예술계와 학계, 종교계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고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그 일 중에는 사실 저희 프로그램에 나왔던 출연자가 가짜뉴스로 인해서 괴로움을 당해야 하는 그런 일들도 있었습니다. 오늘 그 얘기까지 포함해서 그동안에 성폭력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서 관련 내용을 취재해 온 김지아 기자와 함께 지난 한 달을 정리하겠습니다. 한 달을 정리한다고 말씀드리기는 했습니다만, 정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일이어서 어찌보면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어디에 와있는가를 중간 점검하는 그러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김지아 기자, 서지현 검사 출연 이후 이렇게 확산된 과정을 우선 좀 돌아봐야겠습니다.

[기자]

네. 아시다시피 '미투'의 신호탄은 서지현 검사였죠.

당시 안태근 전 검사장이 자신을 성추행 했다는 고발을 했었습니다.

이후 최영미 시인이 고은 시인에 대해 고발한  시 '괴물'이 뒤늦게 소셜미디어에 화제가 되면서 '미투' 신호탄은 문단으로 옮겨갔고요.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연극계 거장이라 불려 온 연출가 이윤택 씨를 고발하면서 미투 운동은 더 거세졌습니다.

배우 조민기 씨와 오달수 씨에 대한 고발 등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된 미투는 종교계와 학계, 언론계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뉴스룸은 그동안 요소 요소에서 중요한 분들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미투 운동 확산을 보도해 드린 바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에서 1차 고발이 이뤄졌던 거 같은데, 또 저희들 인터뷰에서도 그렇게 고발이 이어졌고요. 가해자들의 대응에는 공통점이 있었다면서요?

[기자]

피해자들의 고발내용이 입증이 어렵거나 공소시효가 지난 것들도 있었기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가해자들은 초반에는 해당 내용을 인정하지 않다가, 침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후 실명 피해자가 등장하거나 추가 폭로로 비난 여론이 커진 뒤에야 사과를 하거나, 자신의 직책을 내놓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안태근 전 검사장은 서 검사의 고발에 '기억이 없다'고 밝혔지만, 수사가 진행되자 성추행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윤택 씨, 조민기 씨, 오달수 씨도 침묵하거나 전면 부인하다가, 실명 피해자가 등장하자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성폭행 등 법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혐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있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앵커]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이 입장을 번복하는 사이에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기도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기자]

네, 이분들은 자신의 이름이나 얼굴을 걸고 나온 분들이죠. 그 때문에 공개적으로 평가받고 비난 받아야 했습니다.

서지현 검사는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니냐"며 진정성을 의심받았고, 최영미 시인도 과거 문단 내 활동 등이 언급됐습니다.

엄지영 씨의 경우 '연기를 하는 것 같다'는 등 고발 태도에 대한 문제를 삼기도 했습니다.

특히 문단 내 성폭력 운동을 주도해 온 탁수정 씨는 ([인터뷰] "문단 전체 매도해선 안되지만 방관자는 아니었나 반성해야" (http://bit.ly/2GQCTlq)) 과거 이력에 대한 허위 사실이 퍼지면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탁 씨의 경우 과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고발하는 과정에서 명예훼손 소송 등을 당했던 사실이 있습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명예훼손 부분이 무고죄로 고소당해 처벌 받았다는 식으로 퍼져나간 것입니다.

이 때문에 법적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선 피해자가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으로 고소당 할 수 있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처벌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탁수정씨 같은 경우에는 무고죄로 고소당한 바조차 없는데 있다고 가짜뉴스가 퍼져서 그 이후에도 여전히 그 문제에 대해서 문제제기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더군요.

[기자]

탁수정 씨는 무고죄로 고소당한 적이 없다고 수차례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짜뉴스는 퍼지고 있었습니다.

[앵커]

2차 피해에도 불구하고 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여집니까?

[기자]

그동안 미투 고발이 이어졌던 법조계와 문단, 그리고 연극계까지 모두 폐쇄적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를 고발해도 조직 내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보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건데요.

하지만 소셜미디어 등 자신의 목소리를 외부에 전달할 수 있는 수단들이 생겼고, 특히 실명 인터뷰에 대한 지지도 이어지면서 더 확산돼 왔습니다.

앞으로도 종교계와 언론계 등 폐쇄적인 집단 뿐 아니라 일반 직장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미투 운동의 한달을 중간점검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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