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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인들 자정 의지 모여…피해자 중심으로 생각할 것"

입력 2018-02-26 22:24 수정 2018-02-27 00:14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임인자 전 예술감독
"왜 연극계? 연출가 중심의 위계구조 문제"
"연극인 100여명 모여 대응 논의…피해자 향한 2차 가해에 엄정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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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임인자 전 예술감독
"왜 연극계? 연출가 중심의 위계구조 문제"
"연극인 100여명 모여 대응 논의…피해자 향한 2차 가해에 엄정 대처"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용기를 낸 미투 폭로자들이 그 후폭풍을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연극인들의 지지와 또 연대의 마음이 지금 여러 가지 형태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인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 참여자로 '미투'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연극인 한 명과 오늘 얘기 나누겠습니다.

임인자 전 변방연극제 예술감독이 지금 제 옆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안녕하세요.]

[앵커]

멀리서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가해자들에 의한 성폭력 혹은 이미 기존 다 밝혀진 바 있는 가해자들에 대한 제2, 제3의 미투가 또 나올 가능성은 지금 얼마든지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봐야 되겠죠. 어떻게 보시는지요?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저는 우리 사회의 '반성' 그리고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는 것처럼 이제 이윤택 씨의 문제가 고발이 되었을 때 그는 처음으로 '대리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 반성하는 모습보다는 그것을 떠넘기듯 극단에서 해결하도록 이렇게 했었죠. 그 이후에 피해자들이 더욱 더 분노하게 되었고, 어떤 피해자 있었는지 더욱 더 밝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문제는 그 연극 현장의 문제뿐만 아니라 연극을 교육받고 있는 대학, 그리고 또 서울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도 지금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만일 우리 사회가 이런 사안에 대해서 계속 각성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여성들이 겪었던 또 누군가가 겪었던 목소리는 얼마든지 세상에 드러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이게 어디까지, 어느 분야까지 확산될 지 도저히 알 수는 없는 상황이기는 한데…특히 초기부터 지금 연극계 쪽으로 굉장히 많이 '미투'운동이 확산이 됐습니다.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왜 연극계냐" 하는 거죠.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사실 다른 장르와는 달리 '집단이 함께 모여서 만드는 예술 형식'입니다. 그리고 연극은 인간이 스스로 인간에 대해서 직접 말을 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우리 사회의 모습을 무대 위에 드러내게되는 거죠. 지금 사실 저 역시도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모습, 우리가 무대에 그렸던 그 모습이 우리 사회의 위계질서 또 가부장적인 질서와 그러한 모습들이 여성의 모습으로 또 어떠한 사건으로 이렇게 드러나는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무대로 드러낼 때 그것을 창작해 왔던 과정 역시도 결국에는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뭔가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 우리 사회 아주 구습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이렇게 적용이 돼왔던 것 그런 것에 대한 지금 뼈저리게 반성을 하고 있는 부분들이고요.]

[앵커]

얼핏 제가 말씀의 이해가, 제 이해가 좀 부족한 것 같은데…그게 "왜 그러면 연극계냐"는 것이죠. 그러니까 연극계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구조가 있습니까?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집단 창작을 할 때 작가와 예술, 연출가를 중심으로 한 '위계구조'라는 것이있고요.]

[앵커]

이른바 도제식.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그러한 부분들도 있고, 그리고 또 하나는 연극인들 스스로가 지금 사실은 박근혜 정부 하에서 많은 탄압을 받아왔습니다.]

[앵커]

이른바 블랙리스트?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네. 그러면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이러한 잘못된 것에 대해서 스스로, 사실은 피눈물이 나는 일이고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해결하고자 하는 그런 의지로 똘똘뭉쳐서 서로 연대하고 의지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앵커]

"전에는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다", 그런 말씀인가요?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네, 기존에도 이러한 일들이 있었지만 어떤 단체에 의해서 혹은 어떠한 교수님에 의해서 이런 사안들이 묻혀지거나 말하는 것이 어렵게 되는 그런 상황들이 있었습니다.]

[앵커]

지난주 수요일 밤에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임인자 전 감독을 포함해서, 지금 저하고 말씀을 나누고 계신 임인자 감독을 포함해서, 연극인 한 100여 명이 모여서 밤샘토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서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이 만들어졌는데 물론 거기도 어떤 뭐랄까요. 권위 같은 것을 없애기 위해서 대표도 두지 않고, 그런다고 듣기는 들었습니다. 어떤 얘기들이 오갔습니까? 그러니까 방법론이 제시됐을 거 아니겠습니까?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1차적으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어떤 공감대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지하 연습실에 아주 빽빽하게 모여서 논의를 시작했고요. 법적인 대응은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에 대해서 변호사님들이 오셔서 말씀을 해주셨고, 이후에 또 검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이러한 일들이 지나오면서 사실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갖기 어려운 상황에 있고요. 그리고 기존에 있었던 어떤 협회나 기존의 어떤 제도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어떤 "이 문제를 해결할 조직이 있어야 된다", 이런 공통점이 교류가 되었습니다.]

[앵커]

'상담창구를 만든다'든가 '피해자들을 위한 상담지원을 한다'든가 사실은 상당 부분 정부가 맡아야 될 몫도 있는데…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그런 맥락들이 있는 거죠.]

[앵커]

어떤 맥락들을 말씀하시는 거죠?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우리 스스로가 해결을 하고 자정을 해 나가는 노력 속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고 무엇보다 피해자들의 어떤 심리적인 압박들은 누군가를 사실상 신뢰하기 굉장히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이것을 구조적으로 같이 해결할 수 있는 체계의 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예를 들면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은 치유를 위한 단체이기도 하지만 또 어떤 문제인가를 계속 들춰낼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조도 가지고 있는 건가요? 다시 말하면 '미투'운동에 참여하는 분들이, 그냥 혼자서 벌판에 나오기는 너무나 어렵잖아요. 그러면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에 자신의 어려움을 얘기한다든가, 자신의 '미투'를 얘기한다든가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까?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네. 저희가 선언문을 작성을 하면서 세웠던 원칙 중에 하나는 피해자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또한 어떤 2차 가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아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어떤 무언의 압력이라든지 어떤 이러한 상황들에 대해서 같이 여기에 연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 피해자에 대해서 더 이상 가해자의 시선으로 함부로 하지 않도록 하는 그런 경고, 이런 것들을 함께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 100명이 다 같이 그럼 하십니까?

[임인자/'미투' 동참 연극인 : 네, 그렇게 참여를 하고 실무진은 이제 따로 구성이 돼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임인자 전 변방연극제 예술감독이셨습니 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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