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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습 '태움' 대물림 뒤엔…인력난에 허덕이는 간호계

입력 2018-02-20 20:57 수정 2018-02-2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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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설 연휴 때 서울의 한 대형병원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지요. 이 간호사는 제대로 실무 교육을 받지 못하고 방치됐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간호사 신입 교육에 있는 '태움 문화'가 특히 논란이었습니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의 직장 내 괴롭힘인데 이런 왜곡된 교육 구조는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간호사들은 말합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신입 간호사는 보통 4~5년차 간호사에게 1대1 도제식 교육을 받습니다.

하지만 '프리셉터'라 부르는 선배 간호사들은 담당 환자 돌보기만도 하루가 짧습니다.

이들에게 교육 대상인 신입 간호사는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A 씨/대형병원 간호사 (프리셉터 연차) : 신규 간호사를 흔히 부르는데 쩜오(0.5)라고 하거든요. 1도 안 된다는 거죠.]

[B 씨/전 대형병원 간호사 (신입 연차 퇴사) : '알지? 알지?' 이러면서 체크하고 넘어가는 거예요. 할 줄 모르지만 내가 어제 가르쳐줬잖아…]

교육이 때론 괴롭힘으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C 씨/대형병원 간호사 (신입) : 다 지켜보고 있어요. 한 명씩 가서 지적을 해요. '너 누구한테 이런 식으로 배웠냐?']

[A 씨/대형병원 간호사 (프리셉터 연차) : 멍청이라든지 '너 바보야? 이거 가르쳐줬는데 왜 오늘 까먹어? 공부 안 하니?' 이런 소리를 많이 하거든요.]

모르는 것은 근무 후 혼자서 익히다 보니 실수도 잦아집니다.

최종 피해자는 생사를 다투는 환자입니다.

[A 씨/대형병원 간호사 (프리셉터 연차) : 보고서 감인데 실수를 해도 다 암묵적으로 침묵을 하니 환자는 멋모르고 그냥 당하는 거죠.]

결국 간호사들은 잘못된 교육 구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간호사 수 부족과 과도한 업무량을 꼽습니다.

[D 씨/대형병원 간호사 (신입) :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다른 선진국 병원에 비해서 간호사 한 명당 보는 환자 수가 많은 편이에요.]

간호사들은 교육기간 동안 신규간호사를 정원 인력에서 제외하는 등 간호사 교육제도에 획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

(영상디자인 : 김석훈·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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