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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직 검사가 말하는 검찰 분위기 "'왜 지금 밝히냐' 음해성 발언도"

입력 2018-02-03 20:38 수정 2018-02-03 23:52

"피해 밝힐 적절한 시점 있는지 되묻고 싶다"

"2차 피해 두려움에 공론화 어려워…문제 본질 고민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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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밝힐 적절한 시점 있는지 되묻고 싶다"

"2차 피해 두려움에 공론화 어려워…문제 본질 고민해줬으면"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00) / 진행 : 김필규

[앵커]

보신 것처럼 성추행을 폭로한 피해자에게는 2차 피해가 가해지면서 더 큰 상처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보셨듯이 이제 검찰 내부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예외가 아닌 것 같은데요. 이런 상황에 대해 다른 현직 검사 한 분이 용기를 내서 저희 JTBC와의 인터뷰에 응해 주셨습니다. 조직 내에서 어떤 반응이 바로 2차 피해가 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해야 이를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보고자 이번 인터뷰를 준비해 봤습니다. 본인의 요청으로 익명으로 진행하는 점은 시청자분들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검사님, 먼저 쉽지 않으셨을 텐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서지현 검사와는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셨다고 하죠?
 


[현직 검사 : 네.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고요. 한 10년 가까이 돼가는 것 같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소속이고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서는 저희가 여쭙지는 않겠습니다. 앞서도 전해 드렸지만 서 검사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뒤에 검찰 내부에서도 여러 이야기들 나오는 것 같습니다. 보시기에 개인적으로 부당하다고 느낀 대목도 많으셨다고 저희가 들었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그랬는지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현직 검사 : 일단은 처음 피해 사실을 인터넷에 게시했을 때는 용기 내서 말한 것에 대해서 많이 놀라는 반응이었어요. 내부 게시판 댓글로도 이렇게 용기 있게 말하는 것에 대해서 응원도 있었고요. 그런데 또 일각에서는 왜 피해를 밝히는 시점이 지금 8년이 훌쩍 지난 지금이냐, 검찰 인사 직후에 하느냐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반응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또 옷차림이 어땠다더라, 후배 검사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더라 등 전혀 사건의 본질과 관련 없는 이야기들도 들리고 해서 마음이 씁쓸했었습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 리포트에서도 저희가 전해 드렸지만 그런 식의 반응들이 보통 이제 성추행 피해를 조사할 때 2차 피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라고 저희가 볼 수 있겠죠.

[현직 동료 검사 : 네, 그렇습니다.]

[앵커]

이런 부분들이 이제 수사하실 때 검찰에서 이런 부분도 많이 수사하지 않으십니까? 그럴 때 유의해서 봐야 될 대표적인 2차 가해 양상인 것 같은데, 검찰 내부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겠군요.

[현직 동료 검사 :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본질과 관련 없는 이야기들이 들리느냐, 일각에서 왜 지금이어야 되느냐에 대해서는 저는 왜 피해사실을 지금 밝히느냐라고 묻는 사람들한테는 다시 묻고 싶은 게 그렇다면 대체 성추행 피해 사실을 밝히는 적절한 시점이 언제여야 하느냐,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지 않습니까? 검찰 내에서 사실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피해를 당한 유일한 사람이 아닌데도 많은 피해자들이 공론화가 되는 것을 자체를 원치 않습니다. 또 만약 저한테 네가 피해를 당했다면 당장 밝힐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저도 자신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수많은 피해자들이 밝히지 못하는 것이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가 가십거리로 소비가 되고 전혀 본질과 상관없는 이야기들로 2차 피해를 입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서지현 검사의 경우도 이렇게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왜 8년 동안 있다 이제 밝히느냐라고 할 것이 아니라 8년이 넘도록 말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이 그것이 오히려 문제가 아니냐, 그렇게 저는 되묻고 싶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실 또 성폭력 문제, 성추행 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아닌 것 같지만 또 대부분 2차 피해라는 것이 지금 나오는 양상에 서 검사의 어떤 업무능력이나 인간관계를 의심하는 등의 반응들이 나오면서 또 논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검사님께서 10년 동안 서 검사를 지켜봤다고 또 말씀해 주셨는데. 곁에서 지켜본 서지현 검사 어떤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현직 동료 검사 : 말씀하신 업무능력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동료인 입장에서 업무능력이 있다, 없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렇게는 말씀드릴 수 있어요. 검찰도 실적을 통계화합니다. 그런 실적 부분에 있어서 서지현 검사는 늘 상위권에 있었거든요. 그리고 인간관계를 말씀하셨는데 제가 아는 서지현 검사는 동료 검사들뿐만 아니라 직원들이나 주변 사람들을 굉장히 잘 챙기는 사람이었고 사실 회사 내에서 검찰 내에서 어떤 실적을 거론하는 게 검사 혼자서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검사실 내의 팀워크도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실적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런 팀워크가 좋았다는 것도 방증하는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사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렇게 일각에서 나오는 이런 음해성 발언들은 일부의 특히 주관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확대, 재생산된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요. 이런 것이 바로 많은 피해자들이 염려하는 2차 피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검찰 내 진상조사단이 꾸려졌습니다. 조사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태인데, 현직 검사 입장에서 진상조사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이렇게 꾸려졌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말 혹시 있을까요?

[현직 동료 검사 : 제가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라기보다는 진상조사단이 지금 꾸려져서 조사를 착수했을 텐데요. 이런 서지현 검사의 문제제기에 대해서 본질적인 측면을 고민을 하면서 철저히 확인을 해 줄 것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또 그렇게 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고요. 사실 서지현 검사 폭로로 검찰 조직의 이미지 타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염려들 때문에 많은 검사들이 마음이 착잡한 것도 사실인데 그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덮고 가릴 것이 아니라 시정되어야 되는 것이고요. 그래야 장기적으로 검찰을 위한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서지현 검사도 같은 생각으로 피해 사실을 밝혔다고 생각하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용기를 내서 해 주신 말씀이 서지현 검사 본인에게도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서지현 검사와 10년 동안 곁에서 지켜본 동료 검사분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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