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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민간자격증 '홍수'…돈 내면 5시간 만에 '뚝딱'

입력 2018-01-27 21:24 수정 2018-01-2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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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업이나 창업 준비하신다면, 자격증 따는 걸 한 번쯤 고민해 보셨을 겁니다. 국내에 등록된 민간 자격증만 3만 개에 달하는데, 이 중 상당수는 전문 지식 없이도 돈만 내면 딸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저희 취재진도 직접 해봤는데, 5시간 만에 그럴 듯한 자격증 2개를 딸 수 있었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의 한 민간 자격증 발급 기관의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무료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시험에 합격하면 자격증을 준다고 광고합니다.

이 사이트에서 취득할 수 있는 민간 자격증은 약 100개입니다.

오늘 이 곳에서 발급하는 민간자격증을 따보기로 했습니다.

바리스타와 요가지도사 자격증을 선택했습니다.

모든 강의는 온라인 이론 수업이고 빨리 넘기기가 가능합니다.

이렇게 60%를 수강하면 자격증 시험 응시가 가능하고, 시험에서 60점을 넘으면 합격입니다.

그런데 시험에 합격하자 자격증 하나당 발급비 9만 원을 요구합니다.

[임모 씨/실제 해당 기관 이용자 : 믿을만 하다 해서 시작하고 보니까 교육 내용도 굉장히 뒤떨어지고… (시험을) 붙고 나면 돈을 내라.]
 
며칠 뒤 자격증이 도착했습니다.

이쪽에 보이시는 게 요가 지도사 1급 자격증입니다.

전 요가를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9만 원을 내고 이 자격증을 딸 수 있었습니다.

이 쪽에 보이시는 건 커피 바리스타 1급 자격증입니다.

이렇게 자격증 두 개를 따는데는 5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이 딴 자격증은 업체나 협회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을 하면 발급할 수 있는 민간 자격증입니다.

국내 등록된 민간 자격증은 28000여 개로, 왁싱 전문부터 반려동물 타로 심리상담까지 다양합니다.

바리스타 자격증만 213개에 달합니다.

[바리스타 자격증 발급업체 : 알바를 시작하시게 되면 자격증이 있으니까 자격증이 없는 사람보다는 합격을 할 확률이 높아지겠죠?]

하지만 교육부터 발급까지 모두 민간에 맡기다 보니 과도한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모 씨/취업준비생 : (자격증) 시험만 좀 치고 싶다 그랬더니 자기네는 돈 없으면 못 딴다…]

 일부 자격증의 경우 관련 수업을 듣는 명목으로 수백만 원을 요구합니다.

[A씨/반려동물 관련 민간자격증 취득 준비자 : 250만 원을 내가지고 수업을 6주 듣고 나서 시험을 봐서 통과를 하게 되면 그 협회 소속으로 해서 강의를 할 수 있다고 해 가지고…]
 
시험에 떨어지면 재시험비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A씨/반려동물 관련 민간자격증 취득 준비자 : 협회 규정상 시험 점수라든가 어떤 문제 틀렸는지 알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왜 이의를 제기하냐…]

민간 자격증은 2008년 정부가 등록제를 시행한 뒤 크게 늘어났습니다.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되는 불만 사항만 한 해 1000건이 넘습니다.

무분별하게 남발되는 민간 자격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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