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닥터헬기 임시 착륙장 곳곳 '관리 사각지대'

입력 2018-01-23 22:03 수정 2018-01-23 23:1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오늘(23일) 정부가 응급환자들을 신속하게 치료하기 위해서 이른바 '닥터헬기'. 섬이나 시골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들을 병원으로 옮기거나 그 안에서 치료도 할 수 있는 이 헬리콥터를 추가로 배치하겠단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정작 급할 때 출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시 이착륙장이 잘 관리되지 않는 탓입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입니다.

수술용 침대와 각종 장비가 마련돼,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를 치료하면서 병원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오전 7시 40분입니다.

강원도를 중심으로 출동하는 닥터헬기가 이륙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렇게 날씨에만 이상이 없다면 매일 아침 일출 시각에 맞춰서 원주 시내 병원으로 이동해 하루종일 대기하게 됩니다.

강원도와 충북 등을 담당하는 이 병원 닥터헬기는 지난해 1000번 넘게 출동했습니다.

그러나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모두 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환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착륙장에 문제가 생기면 기상 조건이 좋아도 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7일 평창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했지만 환자와 가장 가까운 데 있었던 임시 착륙장에 눈이 쌓여 아예 출동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현재 국내에 닥터헬기가 환자를 실어나를 수 있도록 지정한 임시 착륙장은 787곳에 달합니다.

각 지자체가 공설 운동장이나 공원 주차장 등 비상 상황에 닥터헬기를 내릴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정해진 임시 착륙장들 중 실제 헬기가 내리기 힘든 곳이 상당수입니다.

전라북도 군산시의 한 선착장 주변 주차장입니다.

한쪽에 이런 어업용 그물망들이 잔뜩 쌓여있는데요.

그런데 이곳은 사실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닥터헬기를 비상착륙시킬 수 있는 임시 이착륙장이었습니다.

임시 착륙장임을 알리는 인계점 안내판도 없습니다.

헬기 조종사가 사용하는 GPS 지점을 입력해 가보니 바닥에 작은 표시만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모래 때문에 닥터헬기가 착륙하지 못했던 선유도 인계점입니다.

모래 대신 자갈을 깔았지만, 헬기가 아닌 자동차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몇 개 이렇게 라인 쳐서 헬기장처럼 있었는데, 지금 거기다가 자갈을 깔았어요. 지금은 (착륙이) 안 되지. 차 다 날아가 버리지…]

인계점으로 지정된 사실을 모르고 꽃밭으로 조성한 곳도 있습니다.

[공원 사업소 관계자 : 무궁화 동산으로 조성했기 때문에 헬기장이 없어요 지금은. 거기에 헬기장을 조성했다는 거는 나중에 알았어요.]

야간에 출동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취재진이 무작위로 방문한 인천 지역 8개 인계점 대부분이 조명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닥터헬기 이착륙장 관리를 지자체에게만 맡긴 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이강현/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오지나 취약지역 응급환자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닥터헬기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일선 소방서 대원, 경찰분들까지 같이 협조해야…]

닥터헬기가 투입된 지도 8년째입니다.

그동안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띄우지 못하거나 착륙할 수 없었던 횟수가 매년 20건에 달합니다.

생사를 오가는 환자들의 신속한 치료를 위해서도 보다 철저한 인계점 관리가 시급합니다.

(영상제공 :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인턴기자 : 신현정)
 

관련기사

생체 폐 이식 허용, 유전자 치료 연구도 확대…'빗장' 푼다 외상센터 수련 의무화 두고…"현실성 없다" 의료계 반발 "소방·구급차 접근 예정"…내비게이션 알람 서비스 확대 "외상센터에 전공의 파견"…현실성 없는 '외상센터 대책'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