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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RT '50㎞ 터널구간', 비상탈출구 줄줄이 먹통

입력 2017-12-28 20:50 수정 2017-12-29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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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1년 전에 개통한 SRT 수서 고속철의 '위험 불감증' 현장을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수서 고속철은 역사를 떠나면 바로 열차가 지하 터널로 들어갑니다. 이 터널이 무려 50km가 넘기 때문에 중간에 대피로나 탈출구를 확보하는 게 필수입니다. JTBC 취재팀이 터널 내부를 확인했습니다. 대피 수단인 엘리베이터 17개 가운데, 14개가 고장 나 있었고, 탈출문이 찌그러져서 열리지 않기도 했습니다.

이윤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건물이 이른바 수직탈출구입니다. 율현터널이 워낙 길다보니까 이런 수직탈출구가 모두 17군데 설치돼 있습니다.

건물 입구로 다가가니 출입문이 심각하게 파손돼 있습니다.

바닥에는 볼트와 너트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지금 이 수직탈출구 75m 아래에서 고속열차가 달리고 있습니다. 만에 하나 터널 안에서 열차 탈선이나 화재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승객들은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탈출하게 됩니다. 또 소방대원들은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보시는 것처럼 고장 난 상태입니다.

긴급 상황을 가정해 직접 내려가 봤습니다.

제가 지금 계단을 뛰어서 내려왔는데요. 약 2분 33초가 걸렸습니다.

아파트 30층 높이에 해당하는 75m를 걸어서 올라가는 건 더더욱 어렵습니다.

정상적으로 엘리베이터를 탔다면 1분이면 충분합니다.

탈출구 내부 피난용 공간의 상황도 심각합니다.

엘리베이터를 보호하는 출입문은 아예 분리돼 있습니다.

[현장 관계자 : 축축하고 그래서 습기 제거를 하려고…]

탈출구 곳곳에선 심각한 균열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뿐인 대형 소화기는 매달 점검을 해야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점검을 중단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문틈에 손이 들어갈 정도로 완전히 찌그러져 있습니다. 고속열차가 지날 때 강한 바람이 올라온다는 걸 설계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겁니다.

또 다른 탈출구에서는 외벽이 부서지려고 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전체 17개 탈출구 가운데 14곳의 엘리베이터가 고장으로 멈춰선 상태입니다.

화재 시 연기가 번지는 걸 막아주는 방화문이 고장 난 곳은 12곳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와 방화문 모두 정상인 곳은 단 1곳 뿐입니다.

SR 측은 "국가기반시설이라 관리 주체가 다르다"며 상황을 모르고 있습니다.

관리를 맡은 코레일은 "아직 인수인계가 끝나지 않아 철도시설공단의 책임"이란 입장입니다.

공단 측은 "관리 책임은 코레일에 있다"면서도 "3월까지 모든 수리를 끝내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전현희/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 지난 정부에서 개통일자를 맞추려고 졸속으로 개통한 건 아닌지, SRT나 코레일을 무리하게 분리해 안전대책을 소홀히 한 건 아닌지 책임규명이 필요합니다.]

율현터널의 탈출구 간격은 약 3km입니다.

런던과 파리를 연결하는 유로터널은 375m마다 대피공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앞서 감사원은 "율현터널의 탈출구 간격이 너무 넓고 개수도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배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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