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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원세훈 재판 시작…종착역 앞둔 '국정원 수사'

입력 2017-12-18 18:39 수정 2017-12-1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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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재판이 오늘(18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를 포함해 정치인 비방, 블랙리스트 등 의혹과 관련한 국정원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 6개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정원 불법 정치공작 의혹 수사는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오늘 최 반 장 발제에서는 적폐청산 수사 진행 상황과 재판 속보 등을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파사현정' 교수신문이 꼽은 2017년 올해의 사자성어입니다. '파사' "사견과 사도를 깨고" '현정' "정법을 드러낸다"는 뜻으로, "그릇된 것을 깨뜨려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파사현정'은 2012년 교수신문이 새해 희망을 담아 선정한 사자성어였습니다. "지난 4년간의 정책은 공익이 아닌 대통령과 가진 자들의 사익을 위한 것"이었다며 "편법과 꼼수는 가고 정의가 바로 섰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습니다. 즉, MB 정권에 대한 실망감과 대선이 치러지는 2012년,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함께 드러낸 사자성어였습니다.

그리고 부푼 기대를 안고 출범한 박근혜 정부. 매년 선정된 사자성어를 보면요. 취임 첫해 '도행역시'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 이듬해에는 '지록위마'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 2015년에는 '혼용무도'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가 어지럽다"며 절정에 달합니다. 결국 지난해 '군주민수'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말로 촛불민심을 요약했습니다.

결국 2012년 새해 희망을 담았던 '파사현정'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첫해를 상징하는 말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바른 것을 드러내는 데"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뜻입니다.

[최재목/영남대 철학과 교수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썩어있었습니까. 그릇된 걸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적폐청산이라는 그 절대정신을 다르게 표현해본 것이 '파사현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파사현정'은 곧 '적폐청산'과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죠.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수사의 큰 줄기인 국정원 불법 정치공작 의혹은 7부 능선을 넘어 종착역을 향하고 있습니다. 현재 새롭게 진행되는 국정원 관련 재판만 6건에 달합니다.

정치공작 활동을 위해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하며 국고 65억 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48억 원을 쓴 이종명 전 3차장의 첫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으로 지난 4년 동안 법정을 드나든 이들은, 또 기약 없는 재판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오늘, 눈이 펑펑 쏟아지는 와중에 숱한 피고인들이 호송차에서 내렸습니다. 오늘 반드시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준비기일이었지만, 이 전 차장은 직접 재판에 나왔습니다. 이들은 "마치 국정원을 범죄집단인 것처럼 꾸몄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원 전 원장은 지난 8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파기환송심 이후 110일 만에 오늘 법정 출석이 예상됐지만 역시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 외에도 스탠퍼드대학으로 특수활동비 200만 달러를 보낸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한 추가 기소도 예상됩니다.

지난주 구속된 우병우 전 수석까지 포함하면, 국정원 관련 사건으로 현재까지 21명이 구속됐고 32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와 관련해서는 최경환, 김재원 등 현역 의원들도 엮여 있죠.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도 올해 내 이뤄질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때, 박근혜 정부 구치소 내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구치소 내 청와대라는 농도 나옵니다. 대통령은 물론, 김기춘-이병기 2명의 비서실장, 그리고 풀려나기는 했지만 김관진 안보실장도 있었죠. 수석급에서는 우병우, 안종범, 김상률, 현기환에다, 조윤선 씨도 다시 철창 위기에 있습니다. 비서관, 행정관급으로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문고리 3인방'에, 정관주, 신동철 비서관, 허현준 행정관 등등 국정 컨트롤타워는 고사하고 범죄 타워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실정입니다.

물론 구속된 인물들이 워낙 많다 보니 구치소는 분산돼 수감돼 있죠. 서울구치소에는 박근혜, 이병기, 우병우, 동부구치소에는 김기춘, 이재만, 안봉근, 남부구치소에는 안종범, 정호성 씨 등이 수감 중입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인 이병기 전 국정원장, 전 비서실장이죠. 어제 장남 결혼식이 열렸는데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옥중 편지를 통해 아들에게는 미안함을, 하객들에게는 감사의 편지를 보냈는데 결혼식장 대독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이병기 전 국정원장 옥중서신 대독 (어제 / 중앙일보 독자 제공) :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고 결혼 소식을 보내드린 다음에 저의 신상에 문제가 발생하여 제가 참석치도 못한 결혼식에 여러분을 모시게 된 큰 결례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법적인 책임을 다하고 나가는 날 인사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최순실 씨 재판이 마무리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은 주 이틀에서 사흘로 진행되는 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물론 박 전 대통령은 오늘도 나오지 않았는데요. 내일이면 대통령 당선 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날의 영광을 나홀로 독방에서 떠올리고 있을까요.

[박근혜/전 대통령 (2012년 12월 19일) : 막 격려하고 응원하시던 그런 모습들,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 국민께 드린 약속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대통령이 돼서 여러분이 기대하시던 국민행복시대를 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국정원 댓글부대 재판 본격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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