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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자리 하나에 5식구…길어지는 대피소 생활에 고통 호소

입력 2017-11-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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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이제 나흘이 지났습니다. 지진 후 맞은 첫 주말, 다행히 여진은 잦아들었고 어제(17일) 저녁 6시 57분 이후 땅은 더이상 울리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사가 진행될수록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하루밤 사이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된 건물이 200여건이나 늘었습니다. 반면 이재민은 줄었는데 상황이 나아져서가 아니라 대피소 생활에 지쳐 그냥 돌아간 사람들이 많아서입니다. 그만큼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재민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포항 대피소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윤두열 기자, 많이들 떠나셨다고 하지만 뒤를 보니 여전히 이재민들이 많이 모여 계시네요. 불편함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이곳 포항시 흥해읍은 진앙과 가까워 피해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흥해체육관에 있는 이재민 수도 크게 줄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도 850여 명의 주민들이 이곳에서 잠을 청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재민들에게 이곳은 이제 집이나 다름 없습니다.

밥을 먹고, 씻고, 자는 일상 생활은 물론이고, 학생들은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갓난아이의 엄마는 분유를 타서 아이에게 먹입니다.

하지만 각자에게 허락된 공간, 돗자리 하나에 6~7명이 모여있습니다.

뻥 뚫린 공간에서 생활하다보니 개인사생활은 바랄 수 없습니다.

[앵커]

이런 사정을 고려해서 포항시가 흥해체육관에 있는 이재민들을 임시로 분산하기로 했다죠?

[기자]

네, 이재민 생활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내일 일단 흥해공고와 남성초등학교 두 곳으로 흥해체육관의 이재민들을 임시로 분산하기로 했습니다.

이재민이 모두 빠지면 이곳을 청소하고 소독한 다음 칸막이를 세울 예정입니다. 독립된 공간을 만들어줄 예정입니다.

그런 다음 다시 이곳으로 이재민을 이주시킬 계획입니다.

[앵커]

대피생활이 길어지면서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전해드렸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곳 대피소에서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곳, 바로 의료지원센터입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가장 많이 처방한 약은 바로 진정제입니다.

가슴이 두근거려서 견딜 수가 없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와 상담을 할 수 있는 상담전문치료센터를 찾는 주민들도 끊이지 않습니다.

[앵커]

오늘도 복구작업은 계속됐죠. 본격적으로 중장비까지 동원을 했다고요?

[기자]

네, 오늘도 주말을 잊은 채 곳곳에서 피해복구를 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오늘도 해병대 등 군인들과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복구를 애를 썼습니다.

해병대에서는 무너진 담벼락 등 큰 잔해를 치우기 위해 중장비를 동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 복구작업은 많이 진척됐나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늘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피해신고가 접수된 시설물 1700여곳 중 1300여곳에 대한 응급복구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응급복구라는 게 길거리 잔해물을 치우고 수도, 전기 시설 정도를 복구한 수준입니다.

특히 피해를 많이 입은 주거용 건물 수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어 이재민들의 불편함은 꽤 길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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