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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교회는 미국서 기업이 되었고 한국에선…"

입력 2017-11-14 21:57 수정 2017-11-1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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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으로 던져 넣은 돈이 짤랑하고 소리를 내는 순간 구원받는다."

탐욕의 막장은 16세기 독일의 '주교 선거'에서 시작됐습니다.

독일 마인츠의 대주교가 되기 위해 엄청난 선거비를 탕진한 알브레히트 대주교는 빚을 갚기 위해 교황청에 면죄부 판매권을 요청했습니다.

탁월한 슬로건과 효과적인 판매 전략, 면죄부는 불티나게 팔려서 세상을 어지럽혔습니다.

결국 그 탐욕은 종교개혁의 불씨를 지폈고 지금으로부터 딱 500년 전, 마르틴 루터는 마인츠의 대주교를 향해 이렇게 반박합니다.

"돈이 상자에 짤랑하고 떨어지면, 욕심과 탐욕도 분명히 증가한다"

욕심과 탐욕. 종교가 가장 멀리해야 할 덕목을 가장 가까이에 두었던 부패한 구교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그렇게 무너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슬프고도 비극적인 사건"

어제(13일) 교회개혁실천연대의 박득훈 목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습에 대한 욕망, 절박함. 여기에 더해진 자신만의 확신."

등록 신도 10만 명에, 재정규모가 1천억 대라고 알려진 명성교회는 아버지 목사에서 아들 목사로 고스란히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브레이크 없이 커져버린 이 땅의 대형교회들에서 우리가 수도 없이 봐왔던 모습이기도 하지요.

교인에게 3대 중심은 하나님과 교회와 담임목사… 담임목사의 뜻은 곧 하나님의 뜻이라는 궤변…

성경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그들만의 주장과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 하는 그 무엇…오죽하면 교회 세습 금지를 교회 헌법으로까지 정했었을까…

종교개혁 500년 만에 또다시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면 그것은 바로 이 땅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비감함…

마태복음의 한 장면입니다.

율법에 따라 유월절 예배를 위해 들어간 성전 공간에 기도하는 사람들 대신 종교 지도자들과 결탁한 장사꾼들이 가득했습니다.

예수는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모든 사람들을 내쫓으며…그들의 의자를 둘러엎고 이렇게 말합니다.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드는도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사족입니다.

미국 상원의 채플 목사였던 리처드 핼버슨 목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로 이동해 철학이 되었고, 로마로 옮겨가서는 제도가 되었다. 그 다음에 유럽으로 가서 문화가 되었다. 마침내 미국으로 왔을 때… 교회는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대형교회의 세습을 비판한 영화 '쿼바디스'의 김재환 감독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교회는 한국으로 와서는 대기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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