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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론조사로 시민의 힘 새롭게 발굴…품격 갖춘 절차"

입력 2017-10-20 20:29 수정 2017-10-25 16:21

김지형 신고리공론화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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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신고리공론화위원장

[앵커]

이번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을 결정지은 것은 '공론조사'라는 방식이었습니다. 논란이 되는 정책을 결정할 때, 여론조사로 하자니 사안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사이의 어쩌면 인기투표가 될 수 있고, 전문가 토론회를 열자니 결론 없이 형식적으로만 끝날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여론조사와 집단토론을 결합한 '공론조사'입니다. 한 차례 여론조사를 한 뒤 이들 중 대표성 있는 시민참여단을 선정하고, 이 시민참여단들을 한 곳에서 합숙을 하며 전문가 이야기를 듣고 토론한 뒤, 최종 여론조사를 해 결론을 내는 겁니다. 일본이나 독일에서도 향후 원전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할 때 이 방식을 썼는데, 워낙 이해관계가 얽히는 일들이 지금도 많기 때문에 이번 공론조사 결과에 더 관심이 갑니다. 이번 신고리 공론화위원회의 성과와 한계, 김지형 위원장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스튜디오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김지형 위원장 모셨습니다. 워낙 민감한 이슈여서 부담도 많으셨을텐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단 건설 재개와 중단, 팽팽한 접전을 예상했지만 19%p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기존 여론조사에선 40%대로 비슷하게 나왔었는데, 정작 공론조사 결과는 이렇게 의견이 벌어진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지형/신고리공론화위원장 : 제 생각으로는 아마 저희가 이른바 숙의 과정을 저희 공론조사 과정에서 제일 핵심적인 과정으로 삼았고요. 그게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아닌가, 짐작을 해봅니다.]

[앵커]

숙의 과정에서 이제 여러 가지 기존에 여론조사와 달리 의견이 벌어지는 계기들이 있었다, 그런 말씀이신데. 그렇다면 결국 판단을 유보했던 사람들 중에서 의견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 건설 재개 쪽으로 더 많이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건설을 중단해야 된다는 생각하던 사람들이 재개 쪽으로 의견을 바꿀 수도 있고요. 숙의과정에서 어떤 요인이 재개 쪽으로 유인하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판단하십니까?

[김지형/신고리공론화위원장 : 사실은 1차 조사부터 3차조사까지는 학습이라는 숙의과정이 있었고요. 3차와 4차 사이에는 종합토론이라는 숙의과정이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의견 변화의 추이를 봤는데 사실은 전체적인 추세가 말씀하신 대로 판단을 유보한 분들이 처음에는 굉장히 많이 분포를 하고 있다가 점점 학습과 토론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견해를 굳혀가는 것을 저희가 조사결과 분석을 통해서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앵커]

건설 중단 하는 측에서는 또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주장했던 쪽에서는 어쨌든 이번 결과에 대해서 반발을 하면서 애초에 좀 기울어진 운동장 아니었느냐, 숙의 과정 자체도 너무 짧았고 전문가들이 나왔다고 하지만 원전 전문가가 많이 나왔지, 원전을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좀 부족하지 않았느냐, 이런 지적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론 조사가 이런 부분에서 한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지형/신고리공론화위원장 : 사실은 숙의 과정에서 전문가 분들이 나와서 토론하고 또 질의응답하는 과정에서 사실은 원전과 에너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쟁점들이 정말 보물창고처럼 많이 제기가 됐고 또 양측에서 모든 역량을 다 쏟아서 토론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보기에는 이런 토론 과정에서 충분히 많은 얘기들이 나왔다고 생각을 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아마 건설을 재개 하자고 하는 쪽에서의 그 논의는 지금까지 충분히 원전에 관련된 전문가분들 중심의 토론이 됐고 사실 중단하자고 하는 쪽은 어찌 보면 전자가 생산자 입장에서 토론이라고 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토론을 한 셈이 됐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이 원자력 산업에 생산자 또는 원자력이나 에너지의 소비자라고 하는 두가지 관점이 사실은 부딪힌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앵커]

공론조사가 대의민주주의, 간접 민주주의를 보완해줄 첫 실험이다, 이렇게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한 번 공론조사를 이끌어보신 입장에서 직접 지켜본 소감, 어떻게 들어볼 수 있을까요.

[김지형/신고리공론화위원장 : 저는 이번 저희 공론화에서 가장 의미있는 성과라고 하면 바로 시민의 힘이 이번에 새롭게 발굴할 수 있었다, 그런 쪽에서 찾고 싶습니다.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과정이 워낙 몰입도가 뛰어났고 거기서 굉장히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논의를 해서 결정을 했기 때문에 본인들이 내린 결정에 스스로 만족하고, 아시겠지만 저희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더라도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승복하겠다 라고 하는 것들이 그런 의견이 90%가 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논의에 어떤 절차에서 굉장히 좋은 절차입니다. 그리고 품격을 갖춘 절차였다, 저는 그렇게 평가하고 그것이 이번에 저희 공론화가 우리 사회한테 준 가장 분명한 메시지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앞으로도 민감하게, 첨예하게 이해 관계자들끼리 대립하게 될 공공정책을 결정할 일들이 많을 텐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조사방법이 될 수 있겠다, 그렇게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빡빡한 일정 소화하고 오셨을 텐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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