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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축구 냉정한 현실, WC에서 한 조가 되고 싶은 '최고 인기팀'

입력 2017-10-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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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축구 냉정한 현실, WC에서 한 조가 되고 싶은 '최고 인기팀'

2017년 한국 축구 대표팀 추락에 끝이 없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부진이 울리 슈틸리케(63) 감독 경질로 이어졌다.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신태용(47) 감독 부임 뒤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최종예선과 A매치 2연전에서의 무기력함, 여기에 거스 히딩크(71) 감독 논란까지 겹치면서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 대표팀은 역대 최악의 위기 속으로 향하고 있다.

시련은 또 발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바라본 한국 축구의 민낯이다.

바로 FIFA 랭킹이다. FIFA는 지난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7년 10월 FIFA 랭킹을 발표했다. 한국은 지난달 보다 무려 11계단이나 떨어진 62위로 추락했다. 한국 축구가 추락하는 속도처럼 가파르게 추락했다. 다행스럽게도(?) 역대 최하 순위였던 2014년 11월 69위보다는 떨어지지 않았다.
10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모로코의 경기. 3-1로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5위로 처졌다. 1위는 이란이다. 최종예선에서 무패 행진으로 최강의 모습을 보인 이란이 34위에 올랐다. 아시아 2위는 43위 호주다. 호주보다 한 계단 아래인 일본이 44위로 아시아 3위를 차지했다. 한국 보다 앞서 있는 3팀의 순위는 어느정도 이해할만 하다. 이란, 호주, 일본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강호로 인정을 받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달보다 5계단 상승해 57위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 보다 높다.
한국 축구의 굴욕적인 순간이다. 1993년 FIFA 랭킹이 도입된 뒤 처음으로 한국이 중국보다
낮은 순위로 떨어진 것이다.

물론 FIFA 랭킹이 만능은 아니다. 한 국가의 축구 수준을 100% 보여주는 지표도 아니다. 이해할 수 없는 랭킹도 존재한다. 하지만 현 시대에 가장 객관적인 수치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즉 FIFA의 눈에도 한국 축구는 중국보다 아래로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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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공한증도 깨졌다

대표팀 공한증은 이미 완벽히 깨졌다.

중국 축구가 한국을 이기지 못해 생긴 말 공한증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영원한 징크스는 없다. 28경기 만에, 공한증이 시작된 지 32년째 되는 2010년 2월 공한증은 처절하게 깨졌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중국에 0-3 수치스러운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애써 한 번의 실수라고 스스로 위로했지만 아니었다. 징크스란 한 번 깨기 힘들지 한 번 극복하고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국은 4경기 만에 다시 한 번 공한증을 깼다. 그것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이라는 중요한 무대에서 보란 듯이 한국을 꺾었다. 지난 3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중국전에서 한국은 0-1로 졌다. 공한증의 진정한 종말을 알리는 경기였다.

이제는 FIFA 랭킹 공한증도 깨졌다. 중국이 한국 보다 5계단이나 높이 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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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더 이상 중국이 한국보다 한 수 아래라는 '당연한 상식'을 깨뜨릴 때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 축구가 중국보다 확실히 앞서고 있다고 내세울만한 것도 없다. 더욱 절망스러운 것은 앞으로 중국의 순위는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축구 굴기로 인해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고 이런 흐름이 대표팀에 유입되고 있다. 중국 축구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

반면 한국은 대표팀의 부진에 이어 대표팀의 근간인 K리그 투자 감소 등으로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간 중국과 격차가 더욱 벌어질 뿐이다.

제대로 된 현실 인식이 필요한 때다. 한국이 아시아 강호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한국은 분명 중국을 고개 들어 봐야 하는 위치에 있다. 자존심이 상한다고 부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FIFA 랭킹이 말해주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다. 한국 축구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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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도 힘들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로 옮기면 한국 축구는 더욱 암울하다. FIFA 랭킹 추락으로 러시아월드컵 본선도 가시밭길이다.

FIFA는 오는 12월 열리는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추첨 시드를 10월 랭킹으로 배정한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대륙별 분배 원칙을 적용해왔지만 러시아월드컵은 오직 FIFA 랭킹으로만 조를 나누게 된다.

한국이 본선 진출 32개국 중 상위 24위 안에 들어야 최약체로 분류되는 포트 4를 피할 수 있었다. 현재 월드컵 본선을 확정한 23개 국가 중 한국은 21번째다. 한국 보다 낮은 국가는 러시아(65위)와 사우디아라비아(63위) 둘 뿐이다.

러시아는 개최국 자격으로 톱시드를 배정받게 된다. 아직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대륙간 플레이오프 등이 남아있지만 기대를 걸만한 상황은 아니다. 월드컵 본선 가능성이 있는 대부분의 나라가 한국보다 랭킹이 높다. 사실상 24위 안에 드는 것이 불가능하단 의미다. 약체들이 모여 있는, 다른 국가들의 승점 자판기로 여겨지는 포트 4가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포트 3에 포함돼 최약체로 분류되는 포트 4 한 팀을 상대할 기회조차 잃어버린 것이다. 월드컵 1승이 더욱 멀어진 셈이다. 이것 역시 FIFA가 바라본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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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죽음의 조에 들어갈 확률이 높아졌다. 톱시드는 러시아를 포함해 랭킹 1위 독일을 시작으로 브라질·포르투갈·아르헨티나·벨기에·폴란드·프랑스까지 8팀으로 확정됐다. 스페인이 8위로 톱시드에서 밀려났고, 잉글랜드(12위), 우루과이(17위) 등 강호들도 톱시드를 받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월드컵 본선이 유력한 이탈리아(15위)도 마찬가지다. 그 어느 때보다도 죽음의 조 탄생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죽음의 조에서 한국이 희생양이 될 확률도 물론 있다.

냉정하게 말해 지금 현실은 월드컵에 진출한 모든 팀들이 한국과 한 조에 들고 싶어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최고 인기팀'이다. 분위기와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동네북'이 될 것이 자명하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韓 축구 냉정한 현실, WC에서 한 조가 되고 싶은 '최고 인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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