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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찰 폭로' 그 후…27년 만에 입 연 윤석양 이병

입력 2017-10-1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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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 보안사가 기무사로 이름을 바꿔달게 한 인물이지요. 27년 전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을 최초로 폭로한 윤석양 이병입니다. 당시 공개된 사찰 카드는 엄청난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후 윤 씨는 20년 넘게 언론을 피해 잠적했는데 어젯(12일)밤 방송된 JTBC 탐사 프로그램 스포트라이트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증언했습니다.

봉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사령관을 지낸 신군부 시절 보안사령부는 중앙정보부보다 막강했습니다.

그런데 1990년 10월, 한 청년의 기자회견으로 발칵 뒤집힙니다.

당시 보안사 조사를 받던 24살 윤석양 이병이 사건 27년 만에 심경을 밝혔습니다.

[이규연/JTBC 탐사기획국장 : 기자회견을 했던 곳, 여기 기독교 회관에 27년 동안 한 번도 안 오셨죠?]

[윤석양 씨 : 서빙고 분실에 있을 때 제 잘못이 제일 컸기 때문에 (기자회견은) 저한테 자긍심을 불러 일으키지 않죠. 이런 (기자회견) 사진은 저한테 괴로운 사진이죠.]

80일 간의 보안사 조사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윤석양 씨 : 서빙고 분실에 의자가 있는데, 의자 버튼을 누르면 그 의자 밑에 있는 바닥이 열리면서 한강으로 연결된다고 (협박했습니다)]

결국 운동권 동료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윤석양 씨 : 제가 나약했기 때문에 그런 협박에 제가 굴복하게 된 거죠.]

1303명분의 보안사 사찰 카드를 들고 탈영한 것은 동료에 대한 죄책감 때문입니다.

탈영 직후 대학 선배를 찾아갔습니다.

[양정철/전 청와대 비서관 : 무슨 진짜 비밀 공작원들이 접선하듯이 거쳐서, 거쳐서 어렵게 만났죠. 그런데 이건(디스켓) 열어보니까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어요.]

사건 석 달 만에 노태우 정권은 보안사 간판을 기무사로 바꾸고 개혁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내부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이모 씨/전직 기무사 수사관 : 민간인이 들어가 있는 자료를, 과거부터 문제될 건 다 태워라. 한 달 내내 불태웠던 것 같아요.(얼마나 태웠어요?) 몇 트럭 분이었죠.]

이후에도 민간인 사찰이 계속됐다는 것입니다.

[윤석양 씨 : 우리가 흔한 말로 사람은 잘 안 바뀐다고 말하는데,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사람은 오히려 바뀌는 거 같아요. 저도 많이 바뀌었고. 근데 사회라고 하든, 체제라고 하든 이런 건 오히려 잘 안 바뀌는 것 같더라고요.]

(영상편집 : 최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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