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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MB의 아침 이슬'

입력 2017-09-2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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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지난 1970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스무 살의 김민기가 만든 곡 '아침 이슬'

노래의 운명은 기구했습니다.

초기에는 건전가요로 지정되어 널리 장려되었던 시절이 있었는가 하면, 불과 몇 년 뒤 10월 유신이 있고 난 뒤에는 불온하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금지는 갈망을 낳아서, 민주화를 외치던 이들은 어깨를 걸고 아침 이슬을 함께 불러왔고, 오늘날 이만큼의 민주화를 이루는 데에 이 노래, 아침 이슬이 기여한 바가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한편, 이 노래를 사랑한 대통령도 있었습니다.

"시위대의 함성과 함께 제가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 이슬이라는 노래 소리도 들려왔습니다" - 2008년 6월 19일 (자료제공 : 한국정책방송 KTV)

그러면서 그는 국민들을 편하게 못 모신 자신을 자책했다고 하지요.

광우병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다던 사람.

최고 권력자가 되어 권력을 향해 부르는 시민의 노래를 들은 대통령은 아마도 그때 결심한 것이었을까…

앞으로 다시는 여론을 적으로 돌리지 않겠다는 다짐 같은 것 말이지요.

현직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이든, 저인망식 댓글 공격을 해왔다는 국정원. 그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고 어용 매체와 단체를 동원해가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또한 오늘(26일) 뉴스룸에서는 신분과 번호를 위장한 이른바 '작전용 스마트폰'으로 임무를 하달하고 국가에 대한 비난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활동했다는 군 사이버사령부의 '심리전 대응활동 지침서'를 입수해 공개했습니다.

권력은 그만큼 여론의 두려움을 알고 있었고 다시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권력을 향해 부르는 아침 이슬을 듣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가 임기를 마치고 그를 이은 또 다른 대통령이 당선되어 탄핵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은 잊지 않고 아침 이슬을 불러왔습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노래는 결국 세상을 달라지게 만들었고.

아침 이슬. 그 노래가 잊혀지지 않고 세월을 넘어 불리듯 10년 전 어두웠던 과거 역시 잊혀지지 않고 세월을 넘어 다시 소환되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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