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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통학로 위 아슬아슬 철근 더미…수년째 방치

입력 2017-09-12 21:36 수정 2017-09-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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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사가 멈춰선 듯 시뻘건 뼈대만 세워진 철골 구조물이 있습니다. 공중에 매달린 기계와 철근 더미가 보기에도 아슬아슬한데. 구조물 바로 곁은 초등학생들이 매일 지나다니는 통학로입니다. 이런 상황이 몇 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등굣길에 나선 어린이가 머리 위를 힐끗거리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아예 길 반대편 가장자리로 멀찍이 떨어져 걷는 학생도 있습니다.

오전 8시 반을 막 넘긴 시각입니다. 어린 학생들이 바로 50m 가량 떨어진 초등학교로 등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닥에는 이렇게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써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위를 한번 볼까요. 건물 8층 높이만큼 세워져있는 철골 구조물을 볼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공사가 중단된 듯 곳곳에 녹이슬어 있고요. 이렇게 각종 건축 자재가 어지럽게 널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뼈대만 남은 구조물 사이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쌓인 자재들이 놓여있습니다.

이 곳을 매일 지나다녀야 하는 것은 바로 어린 학생들입니다.

[박찬희 : 외관상으로도 무지 위험해 보이잖아요. 언제 떨어질지도 모르고 단단하게 고정돼 있는 것도 아니고…]

어린이들이 주로 오가는 통학로지만 이 철골 구조물 바로 앞을 보면 이렇게 각종 건축용 자재들이 도로까지 나와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머리 위로는 공사현장에서나 볼 수 있는 작업용 도르래도 나와있고요. 도로가에는 이렇게 작업용 펜스까지 방치돼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뒤에는 시뻘겋게 녹이 슨 손수레가 있는데요. 수년 째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듯 짙게 거미줄이 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뒤를 보면요 다리 한쪽이 들리고 심하게 녹이 슬고 휘어진 사다리가 있는데요. 제가 손으로 한번 이렇게 흔들어 봤더니, 위태롭게 흔들리는만큼 도로 쪽으로 쏟아질 위험도 커 보입니다.

한밤 중에 철제 빔이 떨어져 경찰이 출동하거나, 추락한 자재에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는 등 수차례 추락 사고도 있었습니다.

[이웃 주민 : 새벽 1시 27분에 떨어졌네요. 묶여있던 철제들이 우당탕 쏟아지는 소리가 나서 나와보니까 이 펜스를 뚫고 나온 거예요.]

좀 더 가까이 살펴보기 위해 구조물 뒤쪽으로 와봤습니다. 구조물 맨 위를 한번 보니까요. 수십 미터 길이의 마치 전봇대 같은 대형 파이프가 위태롭게 세로로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아래를 내려보면요. 각종 기계들이 이렇게 공중에 매달려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제가 서있는 곳 바로 앞을 보면, 이렇게 파란색 드럼통 두 개가 놓여있습니다. 뭐라고 써있는지 한번 봤더니요. 인화성 물질로 알려진 공업용 시너라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입구는 각종 자재와 철근으로 가로막혔고, 일부 자재는 길목까지 나와 있어 쌓여있는 자재를 타고 넘어다녀야 합니다.

[우편 집배원 : (지금 우편물 배달하러 가시는 거예요?) 네네. 등기요.]

해당 구조물 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계속되고 있을 뿐 중단된 적은 없다며, 오히려 이웃 주민들의 집단 민원으로 공사가 장기간 지연됐다고 주장합니다.

[공사 관계자 : 민원이 지금까지 몇 백건이 돼요. 이렇게 많은 민원을 제기하니까 공사를 할 수가 있어야죠.]

관할 구청은 구조물이 8년 전 증축 허가를 받은 뒤 5년 전부터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개인사유물인 만큼 강제력을 행사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건축물 관련법이 개정돼 공사중단 건축물이 2년 이상 방치될 경우 강제철거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됐지만, 검토 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서울 구로구청 관계자 : (장기방치 건축물 특별조치법 적용은?) 네. 검토하겠습니다.]

사실상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이유로 문제 해결이 난관에 부딪히면서 오늘도 주민과 어린 학생들의 통학로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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