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아동 수출 1위인 나라, 부끄럽지만 한국입니다. 지난 60년 동안 해외로 입양된 한국 아동이 17만 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현지에서 가정도 꾸렸지만 자신의 뿌리를 찾겠다며 돌아오고 있습니다. 올해도 그렇게 15명이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37년 만에 친아버지를 찾은 한 입양인의 사연을 서효정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2살 때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한국 이름 구민경 씨입니다.
[구민경/1980년 입양 : 제가 1980년 3월에 입양됐어요. 이게 공항에서 부모님이 저를 데리러 왔을 때예요.]
행복한 가정에서 37년을 보냈지만 혈육에 대한 원인 모를 그리움을 가진 채 살아왔습니다.
[구민경/1980년 입양 : 제 남동생인데 아버지랑 똑같이 생겼거든요. 저도 항상 가족 중 누군가를 닮고 싶었어요.]
특히 자식들이 생기면서 자신의 뿌리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기 시작했고 아버지의 존재도 파악하게 됐습니다.
37년 만에 다시 한국땅을 밟은 구 씨는 친아버지를 만난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구민경/1980년 입양 : 그냥 울 것 같아요. 정말 여러가지 생각했거든요. 뭘 얘기할지. 근데 정말 모르겠어요. 아버지한테 걱정하지 마시라고 전해주고 싶어요. 나는 정말 잘 살아왔으니까.]
해외입양인연대 주선으로 올해 한국을 찾은 입양인들은 15명이지만 구 씨처럼 혈육을 찾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2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황미옥 씨.
6년 전 신경이 서서히 굳는 병에 걸리면서 시한부 진단을 받았습니다.
[황미옥/1981년 입양 : 제가 가족 병력을 모르니까… 병원에선 5년 정도 살 수 있다고 해서 시간이 없었죠.]
한국의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DNA 정보를 등록하면서 실낱 같은 희망을 가져봅니다.
[황미옥/1981년 입양 : 엄마들은 그냥 아이를 버릴 수 없어요. 아이를 뱃속에 품었을 때부터 깊은 관계를 갖잖아요. 엄마가 힘들었을 당시 상황을 알거든요. 행복하셨으면 좋겠고 도와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