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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포기 불가·한미훈련 중단" 북한 외교관 동시다발 선전전

입력 2017-08-23 13:05

북핵 외교해법 방점 찍히자 자국입장 선명히 강조
중·러 관영언론 활용…유엔회의서도 "핵억지력 자위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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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외교해법 방점 찍히자 자국입장 선명히 강조
중·러 관영언론 활용…유엔회의서도 "핵억지력 자위권" 주장

대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북미관계와 한반도의 상대적 긴장완화 속에 북한 외교관들이 선전전에 동시다발적으로 열을 올렸다.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불가 방침, 한미합동훈련 중단 촉구 등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이해 당사국이나 국제사회를 향해 자국 입장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베이징(北京)의 주중 북한대사관 박명호 공사는 2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일부 외신을 초청한 자리에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해 "미국은 즉시 도발 행위를 중단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공사는 "누구도 훈련에 동원된 병력이 실제 전투 전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한반도 평화를 깨뜨리는 주범"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에 옳은 선택을 하지 않으면 불가피한 보복과 징벌이 따를 것이라고 북한이 이미 경고한 바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는 22일(현지시간)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국제회의에서 되풀이했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의 주용철 참사관은 유엔 군축회의에서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대륙간 로켓을 개발하는 것은 미국의 핵 위협에 맞서 자기방어를 위한 적법하고, 합법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제네바 주재 미국대표부의 로버트 우드 군축담당 대사가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맞서 미국과 우방을 보호하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라고 밝힌 직후 나왔다.

주 참사관은 "미국의 적대 정책과 핵 위협이 아무런 제지 없이 지속되는 한 북한은 자위적 핵 억지력을 협상 테이블에 결코 놓거나, 핵 무장력 강화를 위한 길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전향적 변화 없이 핵 포기를 위한 협상에는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에서도 별도의 도발적 발언까지 섞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라는 선전전이 이어졌다.

진정협 주러 북한 대사 대리는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 영토인 괌을 타격할 준비를 모두 마쳤으며, (미국이) 도발하는 즉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진 대사 대리는 "모든 것은 미국이 분별있게 행동하는지 아닌지에 달렸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다시 한 번 전 세계가 보는 가운데 한반도에서 모욕을 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노골적인 도발과 일방적인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지 아닐지가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진 대사 대리는 "우리는 이미 몇 해 전 미국이 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핵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제안했는데, 미국은 더 대규모의 군사훈련으로 응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도발 정책과 핵 위협을 중단할 때까지 미사일이나 핵무기 그 어떤 것도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북한 외교관들의 이 같은 동태는 최근 미국과의 격렬한 긴장이 일시적으로 완화됐다가 한미연합훈련으로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이나 예방전쟁을 우려하게 하는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냈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괌 주위를 겨냥한 미사일 시험을 강행하겠다고 맞받아 한반도 위기설이 불붙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보류와 함께 긴장은 완화됐고, 현재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군사옵션을 보유하면서도 외교적 해법을 우선 모색하겠다는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이 미국을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존중한다"며 "아마도 뭔가 긍정적인 것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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