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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정윤철 감독 "'군함도' 독과점 비난받고 버려져…극장 갑질" 맹비난

입력 2017-08-0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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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정윤철 감독 "'군함도' 독과점 비난받고 버려져…극장 갑질" 맹비난

영화 '대립군' 정윤철 감독이 스크린 독과점을 언급하며 극장의 행태를 다시 한 번 비판하고 나섰다.

정윤철 감독은 6일 오후 자신의 SNS에 '군함도를 잽싸게 탈출한 극장들 택시를 잡아타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남겼다.

정윤철 감독은 '돈 앞엔 같은 패밀리라도 팔을 아예 꺾어버린다. 새로운 상품 '택시운전사'를 최대한 깔기 위해 같은 그룹 CJ엔터가 투자한 대작 '군함도'를 개봉 2주차에 과감히 교차상영하는 CGV 극장들의 모습. 알파고를 능가하는 냉철함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억짜리 대작 영화든 2억짜리 독립 영화든 장사가 안 되면 바로 쫓겨난다. 왜 그렇게 유통과정이 급해야 하는가. 동작 빠른 관객들 외엔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 힘든 이 비민주적인 불평등함의 실체는 무엇인가. 첫 주에 전 국민이 영화를 무조건 보게 하는 이 똥개훈련의 목적은?'이라며 배급 실태를 맹비난 했다.

정윤철 감독은 극장의 태세전환이 '군함도' 흥행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꼬집기도 했다.

정윤철 감독은 '극장들이 무리하게 2000개 스크린을 독과점해 영화가 온갖 욕을 들어먹게 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다. 영화 초반 마케팅에 엄청난 부정적 요인이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친일영화 운운하는 가짜뉴스가 판쳐도 독과점 논란에 묻혀 적극 대응할 수 없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또 '영화가 재미 있고 없고를 떠나, 한국 영화 대표 감독과 배우 및 스태프들의 피땀어린 결과물이 이처럼 허망히 1주 천하로 끝난다는 건 분명 비이성적이고 소모적인 집단 광기다. 그 중심엔 바로 통제불능의 슈퍼 울트라 갑 극장들이 있다. 단물을 쪽쪽 빨아먹고는 곧바로 야멸차게 내던진 후 새로운 신상으로 우루루 갈아탄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윤철 감독은 '천민 자본주의의 극치다. 지옥의 섬 군함도에서 조선인을 착취하던 일본제국주의와 본질적으로 전혀 다를 바가 없다. 한국에서 개봉되는 모든 영화들은 하시마 섬의 끔찍한 탄광에서 석탄 파는 기계로 죽어가던 조선인들처럼, 극장에서 금맥을 캐내기 위해 동원된 소모품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정윤철 감독은 '대립군'이 개봉했을 당시에도 극장 측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윤철 감독 글 전문

<군함도를 잽싸게 탈출한 극장들 택시를 잡아타다>

진짜 깜놀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건 옛말...? 돈 앞엔 같은 패밀리라도 팔을 아예 꺾어버린다. 새로운 상품 <택시운전사>를 최대한 깔기 위해, 같은 그룹 CJ엔터가 투자한 대작 <군함도>를 개봉 2주차에 과감히 교차 상영하는 CGV 극장들의 쏘 쿨한 모습!! 알파고를 능가하는 냉철함이다.

우리는 적어도 평등한 세상에 살고 있다. 200억짜리 대작 영화든 2억짜리 독립 영화든 장사 안되면 바로 쫓겨나는 똑같은 처지가 되니까. 하지만 왜 그렇게 유통과정이 급해야 하는가? 동작 빠른 관객들 외엔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 힘든 이 비민주적인 불평등함의 실체는 무엇인가. 첫주에 전 국민이 영화를 무조건 보게 하는 이 똥개훈련의 목적은?

그 와중에 <군함도>처럼 극장들이 무리하게 2000개 스크린을 독과점해 영화가 온갖 욕을 들어먹게 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다. 그것이 영화의 초반 마케팅에 엄청난 부정적 요인이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친일 영화 운운하는 가짜뉴스가 판쳐도 독과점 논란에 묻혀 적극 대응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고는 모든 극장들은 침몰하는 배에서 가장 먼저 탈출해 버린다.

영화가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 한국 영화 대표 감독과 배우 및 스텝들의 피땀어린 결과물이 이처럼 허망히 1주 천하로 끝난다는 건 분명 비이성적이고 소모적인 집단 광기이다. 그 중심엔 바로 통제불능의 슈퍼 울트라 갑 극장들이 있다. 그들은 매번 새 영화가 나오면 욕을 먹든 말든 엄청난 스크린을 잡아 무리하게 관객몰이를 해 대며 단물을 쪽쪽 빨아먹고는 힘빨이 딸리면 곧바로 야멸차게 내던진 후 새로운 신상으로 우루루 갈아탄다.

이러한 극장 유통업자들의 행태는 품격이라고는 전혀 없는 천민 자본주의의 극치를 보여준다. 지옥의 섬 군함도에서 조선인을 착취하던 일본제국주의와 본질적으로 전혀 다를 바가 없다. 한국에서 개봉되는 모든 영화들은 하시마 섬의 끔찍한 탄광에서 석탄 파는 기계로 죽어가던 조선인들처럼, 극장에서 금맥을 캐내기 위해 동원된 소모품에 불과하다.

<군함도>의 엔딩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탄 폭발의 거대한 버섯구름으로 끝난다. 극장들의 미래도 이대로라면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영화인들과 관객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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