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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IS] 대륙버전 '윤식당'·'응팔'..중국은 왜 사지 않고 베끼나

입력 2017-08-0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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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IS] 대륙버전 '윤식당'·'응팔'..중국은 왜 사지 않고 베끼나

중국의 국내 예능·드라마 표절 의혹이 빈번히 제기되고 있다. 유사한 수준을 넘어 출연자 의상과 자막 폰트까지 똑같다. 피해를 당한 프로그램 측은 강한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외엔 별다른 대응은 하지 못하고 있다. 법적 대응을 포함해 이들의 표절을 막을 적극적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간 정식으로 판권을 구입해왔다. 큰 성공을 거둔 중국판 '런닝맨'이 대표적 예다. 당시 SBS '런닝맨' 제작진은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 제작에 참여하고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러나 중국 내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이 내려진 후 상황은 급변했다. 교류가 전면 중단되니 한국 제작진과 소통해 판권을 구입하는 일도 없었다. 심지어 중국의 국가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방송프로그램 자주적 창의 업무 추진 강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해 외국에서 포맷을 구입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방송을 제한했다. 그러자 중국은 정식 판권을 구입하지 않고 무분별한 베끼기에 나섰다.

'윤식당'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후난위성 '중찬팅'은 스타들이 외국에서 중국 음식을 판매한다는 기본 포맷은 물론, 촬영과 편집 방식, 출연자의 패션까지 같다. 중국 내에서도 표절 의혹으로 비난받았으나, 지난 7월 말 방송 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초점IS] 대륙버전 '윤식당'·'응팔'..중국은 왜 사지 않고 베끼나

Mnet '쇼미더머니'도 피해를 입었다. 아이치이를 통해 방송된 '랩 오브 차이나'는 '쇼미더머니'처럼 체육관에서 오디션을 벌이고 래퍼들의 배틀을 담았다. 심사위원과 참가자의 대치 구도나 자막 폰트까지 비슷하다. 심지어 프로그램의 로고도 '쇼미더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표절 피해는 예능에서 드라마로 넘어왔다. 안후이TV에서 오는 12월 방송 예정인 '우리는 사춘기'라는 드라마는 중국판 '응답하라 1988'로 불린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데다 10대를 주인공으로 이웃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중국 네티즌도 '우리는 사춘기'를 향해 '응답하라 1988'과의 유사성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표절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방송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대책이 없다"고 말한다. 한 방송관계자는 "누가 봐도 표절인 프로그램이라도 정식으로 항의하기 어렵다. 우리가 마켓에 프로그램을 판매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마켓에 판매한 프로그램을 베꼈을 때는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들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하다. 예능프로그램의 판권 판매는 암묵적으로 포맷 사용 허가에 제작진의 노하우 직접 전수까지 포함된다. 비슷한 포맷을 쓴다는 것만으로는 제재가 불가능하다. 결국 중국의 정직한 판권 구입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식당'의 나영석 PD는 "포맷이 비싸지 않으니까 정품을 구매해주시길 바란다. 그러면 AS도 해드린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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