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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관광·유적지 장소 가리지 않는 '낙서 꼴불견'

입력 2017-07-27 22:03 수정 2017-07-28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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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휴가철 찾은 관광지마다 지저분한 낙서 문제가 여전합니다. 산과 바다뿐 아니라 유서 깊은 유적지도 가리지 않는 관광지 낙서 실태, 밀착카메라가 들여다 봤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등대 전망대에 올라서자 발 아래로 넓은 서해 갯벌이 펼쳐집니다.

도심과 가까워 수도권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오이도의 관광명소 '빨강등대' 입니다.

서해안의 멋진 낙조를 감상할 수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오이도 빨강등대는요.

안쪽으로 들어와 보시면 이렇게 벽면 가득 낙서가 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주로 누군가 왔다 갔다는 내용이거나 연인간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이 대부분인데요.

이쪽 위를 보시면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이렇게 낙서가 돼 있는 경우도 있고요.

아예 높은 천장에까지 낙서를 해놓는 경우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낙서를 피해 기념사진을 남기려던 관광객들은 눈살을 찌푸립니다.

[최상희/인근 주민 : 낙서 돼 있는거 이건 아니죠. 사진 찍기 싫어요. 인상 찌푸려져요. 딱 올라오면…자기네들은 추억이라 하지만 이거는 관람객들한테 민폐죠.]

벽면은 깨끗한 공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전망대 건물 내부가 커다란 낙서판을 방불케 합니다.

낙서는 이렇게 등대 내부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이나 이 기둥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렇게 낙서금지를 알리는 팻말이 붙어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벽면 가득 낙서가 채워져있습니다.

관할 지자체가 청소작업에 나서보지만 한계를 토로합니다.

[등대 관리인 : 말도 못하게 많죠. 이런거 다 엊그제 다 쓴 거야 없었는데…매일매일 늘어나니까 이제 포기…]

기암괴석들이 절경을 이뤄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인천 선녀바위 해수욕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은 해수욕장 관광 명소로 꼽히는 선녀바위입니다. 그런데 조금 뒤쪽으로 한번 들어와서 보실까요. 뒤쪽을 보시면 벽면 가득 흰 페인트로 그려진 낙서가 눈에 띕니다. 이쪽을 보시면 사람 이름이 적혀있고요. 위쪽을 보시면 하트 문양까지 그려진 걸 볼 수가 있는데요.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와 보면, 무언가를 태우면서 바위 곳곳에 시커멓게 그을린 흔적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주변 바위 곳곳에 큼직한 글씨로 소원성취나 대학합격이라고 적힌 낙서가 발견됩니다.

지난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남한산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년 4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명소지만 성곽 곳곳엔 낙서가 가득합니다.

성곽길을 따라 걷다 보면요, 누각 아래 나무기둥에 이렇게 낙서가 새겨진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뒤편 성곽을 한번 보실까요. 곳곳이 낙서로 도배된 듯한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특히 이쪽을 보시면요.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서 긁어내면서 곳곳이 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패이고 긁혀나간 유적에 관광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이병호/경기 성남시 은행동 : 이건 문화재를 파괴하는 행위예요. 이거는 누가 보더라도 정말 잘못된 거죠. 정말 한심스럽습니다.]

현행법상 관광지나 국립공원에서의 낙서행위는 경범죄나 환경법 등에 따라 범칙금이나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나 하나 쯤은 괜찮겠지' 하며 유적지에 남기고 간 낙서 한 줄, 수백년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을 대하는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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