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정원 감청 프로그램…임 과장 죽음 둘러싼 의혹과 쟁점

입력 2017-07-17 21:14 수정 2017-07-25 12:5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기억하시겠습니다마는 2년 전 이 일이 벌어졌을 때, 전문가가 이 스튜디오에 나와 휴대폰의 미러링 기법. 그러니까 남의 휴대폰을 그야말로 거울 들여다보듯 볼 수 있는 기술을 직접 여러분들께 보여드려서 충격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휴대전화 화면 꺼져도 정보 빼가"…카톡 해킹 시연해보니(http://bit.ly/2mc2yeB)

내일(18일)이면 국정원 임 과장이 숨진 지 꼭 2년이 됩니다, 7월 18일. 지난 2년 동안 JTBC를 비롯해 수많은 언론들이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지만 임 과장의 죽음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임 과장 휴대전화를 통해서 새롭게 파악된 사실을 2년 전 제기된 각종 의혹들과 정리해 보겠습니다. 당시 이 사건을 취재했던 김태영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 사건의 발단은 리포트에서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국정원이 이탈리아의 감청프로그램을 도입한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던거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해당 감청프로그램을 개발한 이탈리아 한 업체 서버가 해킹을 당하면섭니다.

해킹된 이메일에서 국정원이 중개업체인 나나테크를 통해 해당 프로그램을 도입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앵커]

처음에는 해킹프로그램으로 생각을 했는데, 계속 조사를 해보니 감청 프로그램이었다고 얘기가 나온 거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감청 프로그램의 작동 원리를 설명해드리자면 제가 앵커 휴대전화에 악성코드를 심으면, 앵커께서 누구와 어떤 메시지를 나눴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요. 제가 임의로 조작도 가능합니다. 물론 앵커께서는 이런 상황을 알 수 없죠.

2년 전 뉴스룸에서 시연한 영상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보시겠습니다.

[손석희 앵커 (2015년 7월 13일 뉴스룸) : 지금 제가 들고 있는 휴대전화가 하나 있는데요. 간단하게 '안녕' 이 정도로 해볼까요? 떴습니까?]

[권석철/보안업체 대표 (2015년 7월 13일 뉴스룸) : 확인을 하겠습니다. 방금 '안녕하세요'라고…]

[손석희 앵커 (2015년 7월 13일 뉴스룸) : 조금 시차가 생기는군요.]

[권석철/보안업체 대표 (2015년 7월 13일 뉴스룸) : 지금 앵커분 얼굴 화면이 제 컴퓨터에 그대로 나오고 있습니다.]

[손석희 앵커 (2015년 7월 13일 뉴스룸) : 아 그런가요? 제 얼굴이요? 이렇게 나가는군요.]

[앵커]

네, 아무튼 많은 분들이 크게 놀라셨습니다. 영상을 보니 그 때 기억이 나긴 나는군요. 국정원은 당시 목적을 대북 감시용이라고 해명했지만, 민간인 사찰 목적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많이 있었죠?

[기자]

국정원은 나나테크를 통해서 국내 스마트폰 감청이 가능한지 집중적으로 문의했습니다.

그리고 "카톡이 국내에서 널리 쓰인다" "카톡 감청 기술이 얼마나 진전됐냐" 묻는 등 국내 대표적인 메신저인 카카오톡 감청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대북 감시용이라고 하기엔 국내 상황에 적합한 감청 프로그램을 원했던 거 아니냐는 지적이 당시 상당히 많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임 과장이 이 프로그램 도입을 주도했다고 해도, 혼자 세상을 떠야 할 정도로 책임을 다 져야하는 일이냐 하는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임 과장이 숨지기 직전 상황부터 한번 보시겠습니다.

국정원 민간인 사찰 논란이 불거진 직후, 임 과장이 감청 프로그램 관련 자료를 삭제한 시점은 7월 17일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입니다.

그런데 삭제 직전이죠. 국정원 다른 직원들과 통화를 한 기록이 있습니다. 바로 이 모씨와 최 모씨인데요.

그 중 한명인 최 모씨는 임 과장과 함께 감청 프로그램을 관리했던 인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오후, 국정원은 감청 프로그램의 사용 기록을 공개하겠다고 밝힙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각 국정원 감사관실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요. 동료를 통해 임 과장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날 밤 임 과장 상관인 김 모 처장은 "조금만 더 버티면 우리가 이깁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임 과장은 답장하려다 말고, 4시간 쯤 뒤인 당일 오전 마티즈에서 숨진 채 발견됩니다.

사고 직후 국정원은 감찰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감사관실에서 임 과장을 찾은 것으로 볼 때 임 과장 입장에선 상당한 압박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합니다.

[앵커]

후속 보도를 준비하고 있죠?

[기자]

네, 당시 감청 프로그램 도입이 실정법 위반인지를 두고 상당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최양희 당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해당 프로그램은 무형물이라 통신비밀보호법상 감청설비로 보기 어렵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이 유형의 장비를 들여왔던 정황을 저희 취재팀이 확보했습니다. 이 내용은 내일 전해드리겠습니다.

관련기사

[단독|탐사플러스] 국정원 임 과장 휴대전화 입수…문자 복원해보니 국정원 감청 프로그램 계약 당시 승진, 상사 메시지에는…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임 과장 휴대전화 공개 의미는 박상기 법무장관 후보자, '댓글수사 외압' 조사 의지 국정원 '정치 개입' 드러낼 조사에…두 보수 야당 반발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