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01년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된 지 16년이 지났습니다. 종교나 신념 때문에 군 입대를 거부하고 현재 감옥에 있는 청년들이 397명에 이릅니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서 국방부에 대체 복무 제도 도입을 권고했습니다.
먼저 강버들 기자가 몇몇 사례를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오태양 씨는 2001년 12월 입대를 거부하고 대체 복무 제도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특정 종교가 아닌 평화적 신념에 따른 첫 병역 거부였습니다.
그 뒤로 16년, 여전히 많은 청년들은 현실적 불이익과 편견을 감수하고 감옥행을 택하고 있습니다.
김진만 씨는 2014년 밀양 송전탑 행정대집행 현장에서 병역 거부 의사를 굳혔습니다.
시민들에 대한 국가 폭력을 경험하면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김진만/지난 4월 수감 : '그래도 남자는 군대에 가야 하지 않느냐, 너 혼자 그런다고 바뀌겠느냐' 그런 질문들이 상처가 될 때도 있고요.]
고민이 깊었지만, 신념을 지키고 결국 수감됐습니다.
[김진만/지난 4월 수감 : 역사를 아주 좋아해서 국사 선생님이 되는 걸 장래 희망으로 삼고 있었고…공직에 취업하는 것은 마음을 접은 상태…]
10여 년 전 같은 선택을 한 임재성 변호사는 병역 기피와 병역 거부가 다르다고 말합니다.
[임재성/변호사 (2005년 수감) : 신념을 지킬 수 있는 다른 방식으로 의무를 수행하겠다는 것이거든요. 군대보다 큰 불이익을 기꺼이 감수한다는 사람을 꼭 감옥에 보내야 하느냐…]
지난해 성인 10명 중 7명이 대체 복무제 도입에 찬성했고 국제 사회의 권고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2008년 제도 도입 검토를 중단한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