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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탄고 10번' 출신 유주안, 수원이 떡잎을 키워내는 특별한 방법

입력 2017-06-2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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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창훈·구자룡·김종우·김건희·유주안…'.

수원 삼성이 또 하나의 매탄고 10번 출신 '슈퍼루키'를 발견했다. 프로 데뷔전에서 첫 골과 도움까지 올리며 깊은 인상을 남긴 유주안(19)이 주인공이다.

수원과 강원 FC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6라운드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에 앞서 만난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이날 데뷔전을 치르는 유주안에 대해 장설(長舌)을 풀었다.

"우리 유스팀인 매탄고 출신이다. 나이도 어리고 아직 클래식 경험은 없지만 지난 동계훈련부터 함께하면서 관찰해왔다. 알리그에서 최근 페이스도 좋고 꾸준한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어서 오늘 스타팅 멤버로 넣었다."

수원의 16라운드 상대인 강원은 이근호와 정조국 등 K리그 스타들이 즐비한 팀이다. FC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패한 뒤 광주 FC전에서 승전고를 올린 상황. 서 감독은 어떻게든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해 상승세를 이어가야 할 시점에 아직 만 스물이 안된 선수를 기용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싶어했다.

그의 말마따나 유주안은 R리그 내에서 절대강자로 군림중이다. 최근 가진 안산 그리너스와의 경기에서는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단점은 경험이 없다는 점 뿐. 그러나 어떤 선수도 클래식을 미리 경험하고 오는 신인은 없다. 서 감독은 염기훈이 무릎 타박상으로 100% 전력을 가동할 수 없고, 빡빡한 K리그 일정이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유주안을 과감하게 선택했다.

"우리 팀 어린 선수들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축구에서 누가 '베스트'다 라는 건 없다고 본다. 언제든 성장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서 감독의 표정에는 믿음이 담겨 있었다.

성공적이었다. 유주안은 경기 시작 3분만에 터진 조나탄의 선제골에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패널티박스 왼쪽 측면에 있던 그는 정면에 있던 조나탄을 향해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조나탄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골망을 흔들었다. 강원의 골키퍼 이범영의 손끝에 공이 살짝 걸렸지만 워낙 회전력이 강해 멈출 수 없는 골이었다.

어느덧 4경기 째 연속 득점에 성공한 조나탄은 유주안과 함께 '구두닦이' 세리머니를 펼치며 이날 첫 골을 자축했다. 끝이 아니었다. 이어 전반 45분에는 조나탄의 도움을 받아 왼발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염기훈이 없는 자리는 조나탄과 함께 완벽하게 채웠다고 볼 수 있다.

그 뒤에는 서 감독의 각별한 보살핌이 있었다. 누구든 데뷔전은 부담스럽다. 더군다나 25일 현재 수원보다 높은 순위에 자리한 강원전에서 데뷔전을 치르고 선발로 투입된다는 건 부담을 넘어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서 감독은 "어제(24일) 팀 훈련이 끝나고 유주안을 따로 불러서 '자신감을 갖고 해라. 요즘 너 정도의 컨디션이면 충분하다'고 다독였다"고 귀띔했다. 그 어떤 선수라도 수장의 세심한 관심을 받으면 없던 힘과 잠재력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

수원은 요근래 매탄고 출신 '될성부른 떡잎'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 특히 매탄고 내 '에이스'를 뜻하는 10번을 달고 뛴 김종우, 권창훈, 김건희. 윤용호, 유주안이 대표적이다. 김종우는 "매탄고 10번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내가 최고다'라는 의식을 갖고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유주안 역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자라는 축구 명문 고교 출신들이 순조롭게 성장중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동시에 수원의 모기업인 삼성이 점차 투자를 줄여감에 따라 유스팀 출신 유망주를 키워쓰는 문화가 서서히 자리잡아가면서 그 효과를 보고 있다. 주전급의 부상과 빡빡한 K리그 일정, 선수단의 체력안배가 필요한 현 상황이라면 수원이 발굴할 매탄고 출신 특급 유망주들은 앞으로 더욱 빛을 낼 전망이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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