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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영업기밀? 공공성?…통신요금 '원가 공개' 논란

입력 2017-06-1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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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동 통신 가입자 5300만 명 시대…하지만 요금의 원가가 공개된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걸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는 꽤 오래전부터 있습니다. 하지만 통신업계는 "영업 기밀"이라며 줄곧 반대해왔죠. 최근 정부의 통신료 인하 정책이 추진되면서 이 논란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팩트체크는 전파의 공공성이 우선인가, 업체의 영업기밀이 우선인가, 논란을 짚어봤습니다.

오대영 기자, 먼저 각 가정이 부담하는 통신료, 얼마나 되죠?

[기자]

통신료를 두 가지 통계로 보겠습니다.

먼저 통계청 자료인데요. 지난해 기준으로 2인 이상의 가구의 월평균 납부액이 14만 40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상대적으로 보겠습니다. OECD 국가들과 한번 비교를 해 보죠. 2013년의 자료인데 조사대상 27개 나라 중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높습니다.

이렇다 보니까 정부는 기본료 1만 1000원을 폐지해서라도 부담을 좀 낮추겠다, 이런 입장입니다.

하지만 통신업계에서 반대를 하자 아예 원가 공개 가능성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가 통신이 조금 발달해 있고 그래서인지 매달 쓰는 돈도 많은 것 같은데. 그런데 정작 이 요금이 어떻게 산정이 되는지, 그리고 원가가 얼마인지는 아직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는 그런데 원가자료 갖고 있습니다. 미래부가 각 업체로부터 이런 정보를 가격이 잘 매겨졌는지를 감시하기 위해서 봤는데 이걸 국민에게 공개할 것이냐 여부를 놓고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통신업계가 일관되게 '영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반발을 해 왔기 때문인데 원가를 사기업의 경영 경쟁력 측면에서만 본 거죠.

하지만 법률적 사실로 보면 다릅니다. 전파는 공공재에 속하는 걸 다들 아실 겁니다. 정부는 한정된 전파를 가급적 저렴하게 국민을 위해 써야 합니다.

또 통신 시장은 이렇게 대기업 3개사가 과점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우처럼 논란이 있을 때 일반 기업처럼 기밀만 주장하는 것이 이런 공익에 어긋날 소지가 충분히 있는 거죠.

[앵커]

그런데 이렇게도 볼 수가 있지만 반대로 경제사가 있는 사기업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이제 원가자료를 유출하는 것이 부담이라는 주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죠, 그런데 원가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 혹은 가격 체계의 차별성이 있느냐, 그렇지가 않다는 겁니다.

이건 통신 3사의 동일구간 요금제를 저희가 갖고 왔는데요. 5만 6000원대에서 100원, 혹은 10원 더 떨어지는 건데 가격이 거의 비슷하고요. 데이터 거의 같습니다. 그리고 통화, 문자, 이런 서비스도 거의 동일합니다.

업체들은 영업 기밀이 노출된다고 원가 공개를 안 하고 있는데 정작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원가를 바탕으로 한 가격과 서비스의 차이를 거의 발견할 수가 없는 겁니다.

이에 대해서 고등법원도 이렇게 판단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고착화된 과점 구조로 가격 형성이 자유경쟁시장 원리에 따라서 형성되기 어렵다"라고요.

즉, 영업 기밀보다는 오히려 가격 담합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2012년 1심, 2014년 2심, 모두 법원은 원가 공개 공익성이 더 크다, 이렇게 일관되게 판단을 했고요. 그런데 대법원에서 3년째 지금 사건이 계류 중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대법원 판결이 시간이 꽤 걸리는 것 같은데, 그만큼 어려운 사건이라는 뜻일 텐데 그러면 반대 결론이 날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기자]

물론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업계에서도 반발하고 또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내용입니다. "경쟁 사업자가 이를 이용함으로써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다"라고요.

즉, 원가가 여전히 가격 경쟁의 핵심이고 공개해서는 안 된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아까 오대영 기자가 OECD 비교를 했는데요.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원가를 공개하는 나라가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사례를 취재했는데요. 미국은 이런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때마다 원가 자료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FCC에 제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우리의 미래부 역할과 유사한 역할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원가를 공개한 사례를 저희가 찾지는 못했고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법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소비자의 알 권리를 강조하고 있는 셈인데 대법원의 판결까지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앵커]

지금 정부도 당장 원가 공개를 하겠다기보다는 기본료 폐지를 위한 협상 카드로 쓸지 주목이 되는 상황인데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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