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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동한 "101명, 기싸움은 커녕 양보하느라 눈치"

입력 2017-06-1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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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동한 "101명, 기싸움은 커녕 양보하느라 눈치"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한 김동한(위엔터테인먼트)은 일명 '짠내 분량'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실력으로 29위까지 올랐다.

첫 평가서 엑소의 '콜 미 베이비' 센터로 안정감있고 파워있는 댄스를 보여주며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김동한을 두고 댄스 트레이너인 가희는 "동한이가 센터에 서는게 제일 예뻐"라며 칭찬했다. 이후 포지션평가서 금발로 스타일을 바꿨고 에드 쉬런의 '셰이프 오브 유' 팀에 합류해 저스틴·이준우·박성우·노태현·김태동 등과 완벽한 무대를 꾸몄다.

한 번 더 변신했다. 컨셉트평가서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댄스 실력과 달리 '아이 노우 유 노우(I Know You Know)'로 귀엽고 상큼한 무대를 선보였다. 아쉽게 김동한이 속한 월하소년팀은 5등에 그쳤다. 3차 순위발표식 최종 29위. 20명 커트라인서 탈락했다.

탈락 후 만난 김동한은 6개월여 동고동락한 연습생들과 함께 할 수 없음을 슬퍼했다. "제가 떨어진 것보다 그들과 더이상 함께 못하는게 안타까워요. 정도 많이 들었으니까요."

분량이 없다보니 방송만 보면 말도 없고 까칠해 보이지만 아니었다. 인터뷰 자리가 처음이라고 해 '단답' 나올까 걱정했지만 괜한 생각이었다. 누구보다 조리있고 침착하고 솔직했다. "팬들도 제가 말이 없는 줄 알았는데 회사 앞에서 만난 저더러 '오빠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라고 하던데요."

[인터뷰]김동한 "101명, 기싸움은 커녕 양보하느라 눈치"



-최종 29위로 탈락했다. 소감이 어떤가.
"탈락해 슬픈 것도 있지만 6개월을 매일 연습해 오며 지낸 101명과 헤어지는게 더 슬펐다. 그동안 쌓인 정이 어마어마했다. 마치 학교를 졸업하는 느낌이다. 다닐 때는 너무 힘들지만 나오고 나니 그리운 마음이 크다."


-시작할 때 목표 순위는 몇 위였나.
"101명의 1/3만 살아남자고 각오를 다졌다. 33위 예상했는데 29등위했으니 만족스럽다. 솔직히 다른 연습생들에 비해 TV에 많이 비춰지지 않았다. 직캠 영상만 보고 지지해준 팬여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짠내 분량'으로 불렸다. 누구보다 속상했을텐데.
"나야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부모님이나 소속사 사람들이 보고 안타까워하는게 힘들었다. 촬영할 때는 남들과 다를 바 없어 분량 욕심을 내보다가도 막상 방송에 나오는 걸 보면 통편집된 것도 있었다."


-아무래도 분량이 많을수록 유리한가.
"분량이 잘 뽑혀 순위가 확 올라가는 사람이 있지 않았나. 그냥 '분량이 조금 더 나왔다면 순위가 올라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은 해봤다. 2차 순위발표식때 35위를 했는데 사람들은 '쟤는 뭔데 올라갔냐'고 반응해 속상했다."


-35위 당시 기분은 어땠나.
"4분할 화면이 크게 뜬다. 하필 친하고 정든 사람들이 화면에 나오니 더 초조했다. 그들을 짓밟고 올라서는 기분이 들어 마주보고 서니 눈물이 났다."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아직 돌아다니지 못해 체감하진 못 한다.(웃음) 불과 몇 개월 전까지 그냥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런 사람이 TV 한 번 나왔다고 응원하고자 지하철 광고까지 해주니 꿈같은 기분이다. 이런 관심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감사하지만 잠에서 깨면 사라질 기분이다."


-소속사 내 다른 연습생들은 먼저 탈락했다.
"우리 회사가 크지 않으니 일단은 회사를 알리고자며 나왔는데 용케 제일 오래 살아남았다. 같이 나온 친구들은 그저 부러워했다."

[인터뷰]김동한 "101명, 기싸움은 커녕 양보하느라 눈치"



-101명의 합숙 생활은 어떤가.
"아무래도 남자들만 있으니깐 체육 수업을 끝낸 남고 느낌이다."


-방송을 봐도 냄새가 전해진다.
"다들 남에게 피해를 안 주겠다고 탈취제를 챙겨왔더라. 너도나도 탈취제를 꺼내 냄새 없앤다고 노력했다.(웃음)"


-기싸움이 있었을텐데.
"그렇지 않아도 출연 전 걱정을 많이 했다. 남자들이니 치고 박고 싸울 수도 있겠다 싶어 조심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다들 순하더라. 센터를 정할 때도 서로 하겠다고 나서기보다 양보가 많아 의견 합이 안 나올 정도였고 눈치 보느라 오래 걸렸다. 경쟁보다는 협동 체제였으니 헤어질 때 얼마나 아쉬웠겠나."


-가장 친해진 사람은.
"두루두루 친했지만 마루기획 박지훈과 붙어다녔다. 처음에 '나야 나' 평가 때 같이 B등급이라 인연이 계속됐다."


-컨셉트 평가때 하고 싶었던 곡이 있었나.
"사실 처음에 듣고 꽂힌 곡은 '열어줘'였다. '아이 노우 유 노우'도 나쁘지 않았다. 탈락 전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으니 그 의도에는 '아이 노우 유 노우'도 적절했다."


-머리칼 색이 계속 바뀌었다.
"처음엔 흑발이었고 중간에 금발, 지금은 백발에 가깝다. 특별한 문제가 없음 제작진에서도 스타일링을 바꾸는데 이견을 두지 않는다."


-'프로듀스 101' 참여로 얻은 게 있다면.
"카메라 보는 법도 익혔고 어떻게 하면 공연에서 잘 하는 지도 깨달았다. 모두들 그렇지만 노래와 춤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우리에겐 정말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 각자의 자리로 가 얼만큼 활용할 수 있을 지가 중요하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미션이 나오면 바로 다음날 레슨을 하기 때문에 당일 가사와 춤을 숙지해야한다. 하루종일 가사지를 잡고 달달 외워야하는데 그게 너무 힘들었다. 모두들 미션 발표 당일은 밤을 샜다. 숙지가 느린 편이라 힘들었는데 몇 차례 미션을 하다보니 늘더라."


-대구서 댄스팀으로 활약했다고.
"1년 남짓 댄스팀에 있었다. 다른 학교 학생들과 만든 댄스팀이었다. 반응이 좋은 편이라 여기저기 학교 축제에 많이 다녔다. K팝 커버댄스를 하며 무대서 받는 관객들의 환호에 꿈의 방향을 잡았다."


-지금 소속사와 언제 만났나.
"2015년 가을이었다. 여러 소속사 오디션을 봤는데 탈락했고 댄스 대회에 나갔다가 지금의 소속사 대표님 눈에 띄었다."


-소속사가 흙수저라는 말이 많던데.
"그런 반응이 있는 지 몰랐다. 녹화할 때는 휴대폰도 못 보다보니 나중에 그 얘기를 들었는데 오히려 그렇게라도 화제가 돼 잘 됐다 싶더라. 처음 나오고자 한 목적이 회사를 알리고자였다."


-팬들에게 한 마디.
"보내준 사랑이 꿈같을 정도로 힘이 됐다. 그 꿈이 계속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 정말 감사하다."


-올해 계획이 있다면.
"다시 연습생이다. 계획이라기보다 데뷔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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