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팩트체크] AI 토착화 우려…살처분, 근본 대책인가?

입력 2017-06-06 22:11 수정 2017-06-06 23:0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제주 12만, 군산 1만5천, 경주 2천. 새롭게 들어온 '살처분' 숫자입니다. 2003년 AI가 처음 발병한 이후에 방역 당국은 살처분을 핵심 정책으로 삼아왔습니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지금, AI는 오히려 더 번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팩트체크는 살처분이 과연 최선의 방법인지 살펴봤습니다.

오대영 기자, 근본적인 대책입니까?

[기자]

살처분이 그동안 효과가 컸던 것은 사실입니다.

2003년에 말씀하셨다시피 처음으로 AI가 발생했고요. 그 이후로 충북과 전남 등에 집중이 되어 왔습니다.

또 철새가 날아드는 가을과 겨울에 한정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부 지역에 한철에 일어난 AI를 막는 데에는 효과적인 대책으로 꼽혀 왔죠.

[앵커]

하지만 지금은 '토착화'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AI가 전국으로 퍼진 상황이잖아요.

[기자]

정부는 아직 토착화 단계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많은 전문가를 취재해 보면 상시적으로 AI가 이제 발생하고 있다라고 공통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건 AI 살처분 현황인데요. AI가 그동안 얼마나 급격히 확산이 돼 왔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특히 2014년 이후로 급속하게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이때부터 많이 퍼진 시점이고요. 그런데 지난 정부까지 계속해서 살처분만 주요한 대책으로 삼아 왔습니다.

지금 청정지역으로 꼽혔던 경북, 제주까지 오늘 번졌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만 보더라도 대증요법 차원의 살처분이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근본적으로 다시 돌아봐서 아예 체질개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앵커]

불과 2~3년 사이에 상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더이상 살처분은 유효한 방식이 아니라는 것인가요?

[기자]

살처분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첫 번째, 감염된 농가의 가축을 모두 매장합니다.

둘째, 그 농가의 500에서 3km 정도 거리에 있는 그 내의 모든 가축도 함께 살처분합니다. 이걸 '예방적 살처분'이라고 하는데요,

첫 번째 방식은 꼭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의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발병하지 않은 예방적 살처분하는 두 번째 방식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예방'이라는 이름으로 남용되는 측면이 있고, 닭과 계란의 공급량이 뚝 떨어져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발병 지역이 광범위해진 상황에서 이것만이 유효한 수단이라고 단정할 수 없게 된 것이죠.

[앵커]

그러니까 이런 이유들로 근본 대책이 되지 못한다, 이런 이야기인데 그러면 살처분 말고 다른 어떤 방식이 있습니까?

[기자]

그래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냐를 지켜봐야 하는데요. 2014년에 정부가 내놓은 분석 자료가 있습니다.

AI 발병 확산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했는데 이 가운데 차량이 26.9%, 축주와 관계자가 27.4%. 그러니까 절반 이상이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이 옮기는 데 관여가 됐다는 거죠.

왜냐하면 우리나라 특유의 '축사 밀집' 방식 때문인데요, 예컨대, 일본의 아오모리현은 AI가 자주 나타나지만 금세 진압됩니다. 반경 10km 내에 농가의 숫자가 7개뿐이기 때문이죠.

반면에 전라북도 김제의 경우에는 같은 면적 안에서 농가의 숫자가 무려 410개에 달합니다.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죠.

그래서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계속 방치해 두고 때마다 살처분만 반복하는 것으로는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었습니다.

[앵커]

거의 60배에 가까운데 그런데 사람이 이제 감기 예방주사를 맞듯이 AI도 백신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까?

[기자]

백신이 존재하고요. 백신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면에 이것도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반론이 충분히 나오고 있는데요. 저희가 중국의 사례를 이렇게 취재해 봤습니다.

이게 전 세계 대비해서 살처분의 현황이 어떻게 되느냐. 한국은 34.4% 높은 편이고요. 반면에 중국은 4.3%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면 중국은 AI가 자주 발생하는데 어떻게 대처하느냐.

바로 백신 정책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AI가 끊이지 않고 있고 상시 발생국이죠.

그 이유는 바이러스가 백신보다 빠르게 변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살처분 또 백신 그리고 농가 밀집 해소, 이 어느 것 하나가 아니라 모든 방법을 열어놓고 검토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겁니다.

[앵커]

살처분에만 집중했던 정책, 변화가 필요해 보이네요.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관련기사

익산서 AI 의심 신고…'2차 감염 우려' 스탠드스틸 발동 AI 확산 조짐에 동물원도 비상…관람 전면 통제·방역 AI 확산 전국 비상…위기경보 최고 수위 '심각' 격상 오골계 폐사에도…사태 키운 농가들의 '도덕적 해이' 잠복기 긴 오골계, 2주 이상 생존…AI 토착화 우려도
광고

관련이슈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