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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아이 다 잃었는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편지

입력 2017-06-0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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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것은 '안방의 세월호'라는 얘기도 나온 바 있습니다. 그 피해자와 가족들이 오늘(5일) 청와대 앞에 모였습니다. 남편과 아이, 뱃속의 태아까지 잃었지만 지난 정부가 사과는커녕 피해조차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책을 호소했습니다.

먼저 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태윤 씨는 5년 전 갑자기 남편을 잃었습니다.

폐가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 증상을 앓다가 숨졌지만 당시에는 원인조차 몰랐습니다.

뒤늦게 집에서 사용하던 가습기 살균제가 문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애초 지병이 있었다면서 살균제와 연관성이 낮다고 판정했습니다.

[김태윤/가습기 살균제 참사 유가족 : 너무 억울하지. 정부가 KS 마크 안 줬으면 사서 썼겠냐고요. 우리가 마루타나 마찬가지잖아요.]

김 씨 같은 피해자들이 청와대 앞에 모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쓴 편지를 읽기 위해서입니다.

뱃속에 있던 태아 '밤톨이'와 생후 4개월 된 '동영이'를 차례로 잃은 권민정 씨는 '아이들은 실험쥐가 아니다'고 썼습니다.

[권민정/가습기 살균제 참사 유가족 : 엄마 품에 제대로 안겨보지도 못하고 눈도 제대로 못 맞춰보고 동영이는 차디찬 동해 포항 바다에 혼자 있습니다.]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다 숨진 동영이는 '살균제와의 연관성이 거의 없다'는 4등급 판정을 받았고, 태아 밤톨이는 아예 피해 등급 대상조차 못됐습니다.

또 다른 4등급 피해자 이재성 씨는 정부에 먼저 명확한 피해 등급 기준부터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재성/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 지난 몇 년 간 다수의 사망자와 중환자가 3·4단계 피해자에게서도 나오고, 경증이라는 이유로 판정 기준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편지를 낭독한 뒤에는 문 대통령 얼굴 가면을 쓴 참가자가 피해자들을 안아주는 행사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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