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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그 배에 아직 9명이 있어요"…기다림의 목포신항

입력 2017-05-17 22:38 수정 2017-05-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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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 전해드릴 내용은 한 달 반 넘게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수색과 미수습자 가족을 취재하고 있는 JTBC 취재팀이 제작한 특별 리포트입니다. 오늘(17일) 9명의 미수습자 중 처음으로 단원고 고창석 교사의 유해 중 일부가 공식 확인됐습니다. 오늘까지 1127일…길고 긴 기다림의 끝은 보이는가…. 사실 이것은 의문이 아니라 당위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 끝은 당연히 보여야 하는 것이고, 그것은 9명 모두의 귀환이라는 것이지요. 그것이 왜 당위여야 하는가는 길고 복잡한 설명도 필요치 않아 보입니다.

지금부터는 목포신항에서 이가혁 기자가 전해드리는 세월호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기자]

은화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된 날, 은화 엄마도, 3년 넘게 함께 버텨온 다윤 엄마도, 마음은 왠지 모르게 착잡하기만 합니다.

[이금희/미수습자 조은화양 어머니 : 서로가 눈치를 보고 있잖아요. 서로가. 왜. 여기서 못 찾을까 봐 그 공포가 너무 무서워서요. 말 한마디를 못하고 있는 거잖아요. 지금 그래서 힘 좀 실어주세요. 아홉 명 다 찾아서 집에 갈 수 있게끔. 사람 아홉 명이 지금 세월호 속에 있다구요. 찾아달라고 하는 소리 안 들리세요? 거기 있기 싫다고. 거기 있기 싫다고 얘기하는 소리 안 들리세요? 우리 2014년 4월 16일 날 다 같이 울고 다 같이 아파했잖아요.]

"어린이를 갖고 있어. 아빠도. 아마도 자기 아이를 들고…"

또다시 찾아온 어둠, 지난달 배가 막 들어왔을 때의 그 떠들썩함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가족들은 9명의 미수습자마저 무관심 속에 끝내 잊혀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합니다.

인양 직후 몰려들었던 서울의 취재진들도 이제는 거의 남지 않으면서 어둠과 안개에 묻힌 목포신항의 적막감도 더하기만 합니다.

기념일이 찾아오면 가족들 가슴은 더 찢어집니다.

단원고 교사 양승진 씨를 기다리는 부인 유백형 씨는 참사 이후 네 번째 스승의 날을 맞았습니다.

[유백형/미수습자 양승진 교사 부인 : 이 넥타이, 제가 생일 선물로 4년 전에 준 거예요. 생일날. 빨간색 매면 더 젊어진다고 내가 빨간색으로 사준 거야.]

다윤 아빠 허흥환 씨는 지난 3년 동안 몸이 상할 대로 상한 아내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허흥환/미수습자 허다윤 양 아버지 : 엄마가 아프니까 더 빨리 나와야 되는데…]

미수습자 추정 유해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점심식사를 하던 가족들이 급히 부두로 들어갑니다.

[박은미/미수습자 허다윤 양 어머니 : 만약에 거기서 발견된다면 아직 여덟 명 남았잖아. 여덟 명 중 한 명이겠죠? 다윤이일 수도 있고…]

[남경원/미수습자 남현철 군 아버지 : (식사하셨어요?) 밥은? 지금 밥이 넘어가? 에이, 몰라. DNA 봐야 알아.]

철제 담장 넘어 300m 거리에 누워있는 세월호.

어딘가에 있을 자식을 만나러 다윤 엄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문을 드나듭니다.

어둠이 깔린 부두는 적막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이 적막함 속에서 버티는 이유는 바로 저 배 안에 찾아야 할 사람이 있고, 밝혀내야 할 진실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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