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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양자 대결' 전제한 조사, 여론 왜곡인가?

입력 2017-04-17 22:29 수정 2017-04-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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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론조사가 여론을 만든다", 정치권의 오랜 속설입니다. 여론조사 결과로 선거의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선거 때마다 여론조사와 함께 '왜곡', '조작'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닙니다. 지난 주말에는 국민의당이 한 여론조사 기관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양자대결'을 전제로 한 조사가 잘못된 인식을 불러일으킨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정말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팩트체크에서 살펴보죠.

오대영 기자! 결국 고발까지 이루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논란의 여론조사 결과부터 보겠습니다.

문재인 후보 49.0%, 안철수 후보 41.1%입니다. 지난 13일자로 발표됐습니다.

[앵커]

이런 식의 가상 대결은 자주 접하긴 했는데, 국민의당은 이 수치가 아니라 '문항'이 문제라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이 내용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연대 단일후보인 문재인,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연대 단일후보 안철수의 양자대결로 치러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

문재인-심상정 후보의 단일화와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의 단일화를 전제한 것이죠.

국민의당은 "(세 당이) 연대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불러올 수 있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고발 이유를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 연대를 하겠다거나,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보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이잖아요?

[기자]

없습니다. 오히려 이 시간까지 단 한 정당에서도 단일화하겠다, 연대하겠다는 후보도 없고 정당도 없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1대 1 구도를 인위적으로 가정한 겁니다.

법률적으로도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108조입니다.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편향되도록 하는 어휘나 문장을 사용하여 질문하는 행위"
"조사자 의도에 따라 응답을 유도하는 방법으로…왜곡하는 행위"

이런 행위들은 "처벌한다"고 돼 있고, "특정 정당에 부정적 이미지를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은 선거여론조사 기준에 배치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민의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의 연대를 가정한 것이, 국민의당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유발'하느냐, 이걸 살펴봐야겠군요.

[기자]

그걸 입증해야 하는데요.

다섯 개의 정당 모두 '연대'를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후보 등록을 마감한 이 시점까지 "연대나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죠.

특히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은 정체성이 완전히 다른 정당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1대 1 구도를 전제해서 전혀 다른 당을 묶어 조사하는 것이 온당하냐,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죠.

반면에 학계에서는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다양한 이유 중에 두가지로 엇갈립니다.

"조사 과정만 투명하게 밝히면, 다양한 방식의 예측치를 내놓는 것이 더욱 민주적이다"는 의견이 있었고요.

반대로 "문구가 응답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 가상 구도는 큰 의미가 없다", 즉 이번 대선에서는 현실에 맞지 않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앵커]

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쟁적이군요.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땠습니까?

[기자]

2012년 대선 때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중요한 이슈였죠. 이를 가정한 여론조사가 선거 초기부터 이뤄졌습니다.

심지어 안 후보의 출마 선언 다음날부터 '단일화'를 전제로 한 여론조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당시엔 박근혜 후보에 대항할 단일 후보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야권에서 매우 팽배했고, 또 결과적으로 단일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구도도 이번 선거와 차이가 있었습니다.

[앵커]

이 조사기관의 입장은 들어봤습니까?

[기자]

조사기관은 이미 많은 언론에서 1대1 구도를 가정해서 보도하고 있고, 다른 여론조사 기관도 동일한 가정으로 조사를 했다, 그래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입장이었는데요.

결국은 법적 판단을 최종적으로 받게 됐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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