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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장토론 하자더니…" 막상 토론회서는 문재인 '선방' 평가

입력 2017-04-14 23:00

文-安, '적폐세력' 놓고 치열한 공방

문재인 역공에 오히려 홍준표 머뭇

안철수, 다소 긴장된 모습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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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安, '적폐세력' 놓고 치열한 공방

문재인 역공에 오히려 홍준표 머뭇

안철수, 다소 긴장된 모습 보여

"맞장토론 하자더니…" 막상 토론회서는 문재인 '선방' 평가

각 정당의 대선후보 선출 이후 처음 열린 토론회에서 5당 후보 간 명암이 엇갈렸다. 물론 각 당은 자당의 후보가 가장 토론을 잘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토론회 전체를 복기해보면 아무래도 후보간 득실은 어느정도 구분이 된다.

먼저 다른 후보들은 그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맞짱토론'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적잖은 사람들은 문 후보가 TV토론회가 열리면 수세에 몰리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내놓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문 후보가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간 다른 후보를 상대로 한 강한 이슈 제기로 주목을 받았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0분만에 문 후보를 제압할 수 있다"고 공언했으나 정작 전날 토론회에서는 문 후보의 역공에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문 후보와의 맞장토론 등을 주장했으나 토론회에서 별반 큰 소득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TV토론회에 대한 평가는 사전 기대치에 좌우되는 경향이 많다. 즉 이 사람은 잘 못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 외로 잘했거나, 저 사람은 잘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별반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경우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당연히 이번 토론회에서 전자는 문 후보에 해당된다. 대체로 문 후보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문 후보와 안 후보, 홍 후보 등은 전날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주최한 '2017 국민의선택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적폐세력 규정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안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문 후보에게 "제가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말했다. 국민에 대한 모독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문 후보는 "국민이 무슨 죄냐"며 "국정농단 적폐세력이 어딘가. 구(舊)여권 정당이 적폐세력 아닌가. 그쪽을 국민이라고 하지 말라"고 맞섰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저를 지지하는 사람을 적폐세력이라고 한 것"이라며 "문 후보 캠프 사람 중에 박근혜 정부 탄생에 공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문 후보랑 손잡으면 죄가 전부 다 사해지고 제가 지지를 받으면 적폐세력이 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안 후보 말이야말로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며 "(제 캠프에) 국정농단에 관여한 사람 누가 있나"라고 반격했다. 안 후보의 잇단 공격을 문 후보가 반격하며 방어한 셈이다.

이렇게 토론회가 진행되자 여유를 찾은 문 후보는 상대적으로 웃는 모습을 보인 반면, 안 후보는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아무래도 문 후보는 5년전 대선에서 TV토론회를 경험했던 학습효과가 있는데다 지지율 1위 위치에서 방어에 나서고 있는 점이 다른 후보와 다른 듯 했다.

반면 안 후보는 여타 후보들에 비해 정치 경력이 가장 짧은 점이 토론회에서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듯 했고, 홍 후보는 문 후보의 일격에 주춤한 뒤로는 그다지 큰 것 '한방'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나름대로 콘텐츠 있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긍정 평가가 많았다.

토론회가 끝난 뒤 각당의 분위기를 보면 이날 후보간 성적표를 가늠할 수도 있다. 먼저 문 후보 측은 고무된 분위기였다. 선거대책위원회 TV토론 본부에서는 '대박'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문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2012년 대선 때만 해도 문 후보를 토론에 내보내면 늘 불안했는데, 이제는 맥주 한 캔 까서 마시면서 볼 수 있는 정도가 됐다"고 자평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기대치에 못미쳤다고 보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콘텐츠는 제가 뭐라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 후보가 지쳐있는 거 같아서 직접은 얘기 안 했지만, 관계자에게 좀 여유를 갖고 '초반부터 너무 일정을 타이트하게 하지 마라'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에둘러 아쉬움을 표현했다.

자유한국당은 홍 후보가 가장 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문 후보에게 이른바 '되치기'를 당한 부분을 마음에 두는 듯 했다. 전날 토론에서 홍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가 문 후보가 "북한 핵을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면 홍 후보는 북한에 가지 않을 것인가"라고 되묻자 답변 없이 다른 질문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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