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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③] 장성규 "프리선언? 아직 때 아냐…JTBC 날 품어준 곳"

입력 2017-04-14 10:02 수정 2017-04-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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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③] 장성규 "프리선언? 아직 때 아냐…JTBC 날 품어준 곳"

JTBC 장성규(34)·강지영 아나운서(28)는 달라도 너무 다른 동기다. 예능감으로 똘똘 뭉친 장성규, 나이에 비해 진지함이 넘쳐 흐르는 강지영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넘치는 동료애를 자랑하는 두 사람이다. 서로가 힘들 때 그늘이 되어주고 발전을 위해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는 관계다.

2011년 MBC '일밤-신입사원'을 통해 데뷔한 장성규·강지영은 그해 JTBC 1기 아나운서에 특채로 합격했다.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입사까지 같은 길을 걸어왔다. 그야말로 남다른 인연이다. 그러나 성향 자체가 달라 걸어온 길은 차이가 있다. 현재 장성규는 1인 방송인 '짱티비씨'와 함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고 강지영은 '보고합니다! 5시 정치부회의'와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아나운서인 만큼 취중토크 중 순발력을 테스트 해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아는 형님', '어머님이 누구니', '조우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장성규는 "예전 같지 않아요. 뇌가 멈췄어요"라고 말했지만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뉴스를 만들었다. 센스가 빛을 발했다.

"지금 '아는 형님' 제8의 멤버로 이전에 누리지 못했던 즐거운 시간을 누리고 있는 장성규입니다. '아는 형님'에서 제가 아는 형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조우종 아나운서라고 대선배를 만났는데 본의 아니게 밟아드려 주변에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반응이 좋아 2주 동안 파티를 하다 보니 5kg이 쪘는데 기쁨과 스트레스를 동시에 준 조우종 아나운서 어머님이 누구니?(웃음)"

[취중토크③] 장성규 "프리선언? 아직 때 아냐…JTBC 날 품어준 곳"

-최순실 게이트 이후 JTBC의 채널 위상이 달라진 걸 실감하나요.

"예전에 처음 입사했을 때 결혼식 사회를 보면 방송사 이름을 잘 못 알아듣고 그랬거든요. '신입사원'으로 4, 5년 기억했어요. 심지어 MBC 직원으로 오해받기도 했어요. 지금은 JTBC 직원이라고 하면 몇몇분은 '뉴스를 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전 뉴스를 안하고 있지만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해요.(웃음)"

"원래도 바른 생활을 했지만 혹시라도 말이 나올까 봐 더 주의해요. 예전부터 JTBC에 다녔는데 부모님 친구분들이 요즘 알아보시더라고요. 보도국 프로그램 중 '뉴스룸' 다음으로 '정치부회의'의 시청률이 잘 나오니까 많은 분들이 알아보시더라고요. 이게 정말 손석희 사장님의 파워인 것 같아요."

-곁에서 본 손석희 사장님은 어떤 분인가요.

"소탈하게 보이려고 노력하세요. 저희 아버지보다 딱 1살 많으신데 굉장히 젊으세요. 센스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시거든요."

-JTBC 입사를 후회해본 적 없나요.

"'신입사원'에서 떨어진 후 뒤풀이를 했는데 길이 형이 많이 챙겨줬어요. 어머니가 오셨는데 이미 울고 계시더라고요. 일단 안아드렸는데 길이 형이 '어머니, 성규는 더 잘 될 겁니다' 그러는데 정말 감동을 받았어요. 화요일이 녹화고 방송이 일요일이었거든요. 5일 동안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어요. 괴로운 시간이었어요. 일요일에 방송 나가고 다음 날 가장 먼저 전화 온 게 JTBC였어요. 주철환 전 본부장에게 전화가 왔거든요. MBC에 버림받았는데 품어준 곳이 JTBC였어요. 여기 와서 후회한다는 건 엄마를 등지는 느낌이랑 같아요. 엄마랑 아무리 갈등이 있고 해도 엄마의 아들인 걸 후회하진 않잖아요."

"대학 전공과 다른 길을 걸었어요. 회계사를 꿈꾸던 사람이 방송을 하려니 쉽지 않았죠. 준비 기간도 없었고 아나운서란 직업에 대한 지식 없이 시작하다 보니 '못한다'는 얘기만 들었어요. 항상 인생이 평타였는데 못한다는 얘기를 계속 들으니 더 안 되더라고요. 그럴수록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쓸모없는 존재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모든 걸 버리고 이걸 선택했는데 원래 하던 걸 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분 전환 할 겸 학교를 졸업하러 다녀왔어요. 미국에서 6개월 동안 공부하면서 너무 행복했어요. 와서 보니까 특채로 들어와서 3년 버텼는데 '내가 죽을 만큼 노력해봤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딱 1년만 해보고 안 되면 그만 둘 결심을 했죠. 너무 연습을 많이 해서 성대결절이 올 정도였어요. 6개월 동안 40초짜리를 했는데 현장 나가서 죽어라 했어요. 그때 너무 즐거웠어요. 5분짜리를 따와서 잘했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쾌감을 느꼈어요. 롤이 늘어나는 걸 느껴요. 그때 포기했으면 정말 후회했겠다 싶어요."

[취중토크③] 장성규 "프리선언? 아직 때 아냐…JTBC 날 품어준 곳"

-두 사람은 특별한 동기죠.

"거침없는 친구예요. 초반에는 제가 예민해서 지영이가 돌직구를 날리면 상처를 받았어요. 혼자 삐졌죠. 표현을 안하면 모르고 있다가 얘기하면 곧바로 미안하다고 해주는 동생이에요. 미운정, 고운정 다 든 동생이자 동기죠."

"쓴소리 해줘서 고마워요. 종교가 같다 보니 종교적인 대화도 하고 조언도 해주곤 해요."

"매번 서로 챙기고 그런 개념은 아니지만 둘이 있을 때 얘기하고 싶어지는 사람이에요. 초창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다가 이후에 아무도 안 찾을 때 연예인들이 느끼는 공허함을 느꼈어요. 월급은 그대로인데 사람들이 찾지 않으니 절 싫어하는 것 같다는 자격지심이 들더라고요."

"한 번 큰 실수를 해서 너무 힘든 적이 있었어요. 어떤 심정일지 아니까 쉽사리 위로도 못 해줬어요. 땅만 보고 걸어 다녔죠. 그때 여운혁 전 국장이 '턱 들고 당당하게 다녀. 그럴 수 있어'라고 하시더라고요. 유일하게 위로해준 사람이었어요. 그때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네요."

-아나운서가 원래 꿈이었나요.

"아나운서를 28살 때부터 준비했어요. 한창 회계사 준비를 하다가 꿈을 바꾼 거죠. 어머니께 뭐 하나 똑 부러지게 하는 모습을 못 보여드렸어요. 회계사 자격증도 못 따고 꿈을 바꾼다고 하니 당황스러우셨을 거에요. 방송에 나오는 사람을 선망했고 아나운서 학원을 다녔지만 어떤 분야든 상관없었어요. 공부 시작한 지 1달 만에 '신입사원'에 도전했어요. 잃은 게 없으니 지원했는데 최종까지 간 거죠. 그때 수험번호가 '1230번'이었는데 정말 드라마틱한 숫자였어요. 1,2,3 승승장구하다가 '0'이라 떨어졌나 싶더라고요."

"초등학교 때 꿈이 아나운서였는데 미국에서 화이트 컬러를 하고 싶어서 전문직인 회계사를 꿈꿨죠.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 일 때문에 미국에 갔거든요. 졸업 1년을 앞두고 생각이 많아져서 바짝 공부하고 한국에 왔는데 그때 '신입사원' 공채가 떴어요. 할머니는 절 아나운서 만드는 게 꿈이셨거든요. 그래서 지원했죠. 1차 때부터 안 가려고 했는데 뭔가 모르게 2차까진 붙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잘한 것도 없는데 정말 붙었어요. 하지만 올라갈수록 잘하는 사람들이 보이니 나중엔 무서워졌어요. 최종 8인까지 올라갔는데 뉴스 미션을 만나 떨어졌죠. 슬프긴 했지만 미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꿈을 꿨다고 생각했는데 주철환 전 본부장 전화를 받아 특채에 합격해 여기까지 온 거죠."

[취중토크③] 장성규 "프리선언? 아직 때 아냐…JTBC 날 품어준 곳"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나요.

"반반이에요. 지금은 제 역량껏 열심히 하고 있고 아직도 부족한 게 많지만 한 번도 앉아서 길게 진행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 하는 코너가 4분인데 앉아서 4분 이상 하는 코너를 이끌어보고 싶어요. 교양이든, 보도든 상관없어요. 그런 진행을 하고 싶어요."

"만족이란 표현이 부족할 정도의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지금은 저에 초점 맞춰서 뭘 해야 할지 새로운 꿈을 꿔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프리 선언'을 언급하는 분들이 있는데 아직 그런 그릇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다 떠나서 정말 굴지의 기획사 다섯 군데에서 동시에 러브콜이 올 수 있는 좋은 방송인이 되자고 다짐하고 있어요. 누가 봐도 장성규가 프리 선언하면 그건 응원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분위기까지 기다리고 싶어요."

-어떤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가요.

"제 주제를 명확하게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가장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기를 바라요. 방송인을 떠나서 어느 순간 좋은 어른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요."

"'JTBC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오래 일하고 싶어요. 여자 아나운서의 수명이 짧은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제가 하고 있는 롤들이 아나운서 역할을 탈피하고 싶어 여러 도전을 하고 있는 건데 이런 도전이 잘 맞물려서 자타가 공인하는 주름 잡았던 아나운서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JTBC의 기둥이 되고 싶어요."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사진=김진경 기자
영상=이일용 기자
영상 편집=민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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