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둘러싼 가짜뉴스가 전단지 형태로 제작돼서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단지를 만든 인물이 5·18 운동을 왜곡해서 법적 처벌까지 받았던 '지만원' 씨로 확인됐습니다. 지 씨의 가짜뉴스는 최근 전두환 회고록에도 등장했지요.
선거 때마다 늘어나는 5·18 가짜뉴스의 실태, 김지아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기자]
5.18 유공자들이 전두환 씨 회고록을 짓밟으며 판매 중단을 요구합니다.
[전두환 나와라! 나와라!]
전 씨 회고록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참가한 600명의 시위대가 북한에서 내려온 특수군"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습니다.
지난 10년 넘게 '북한군 개입설'을 제기해 온 지만원 씨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담은 겁니다.
[지만원/시스템클럽 대표 : 이번에 전두환 대통령도 아주 똑 부러지게 썼대. 대한민국에 총질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유공자냐고.]
지 씨는 5·18을 왜곡한 혐의로 2003년과 2013년 두 차례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지 씨가 5·18을 둘러싼 가짜뉴스를 전단지 형태로 만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지 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글입니다.
5·18 가짜뉴스 전단지와 함께 "빨강사회를 38일만에 파랗게 바꾸는 방법은 전단지 도배 밖에 없다"며 대선에 대비한 기획임을 밝힙니다.
실제 지씨가 만든 전단지는 주택가 등 전국에 무차별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지만원/시스템클럽 대표 : 국민한테 알려야지, 여론이 움직이면 정치가 움직이는 거지.]
JTBC가 한 극우성향 커뮤니티의 지난 5년간 5·18 관련 게시물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13년 매달 한자릿수였던 게시글 수는 총선을 앞둔 지난해 3~4월에는 100건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총선이 끝난 후 게시글 수도 급속히 줄었는데, 대선을 한달 앞둔 4월에는 10일 만에 400건을 돌파했습니다.
5·18 가짜뉴스에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바로 유족들입니다.
[이근례/5·18 유공자 유가족 : 우리 아들은 스무 살이었어요. 나는 보상이고 뭐고 아무것도 싫어요.]
5·18 재단 측은 전씨와 지씨에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추혜성/5·18 유공자 유가족 : 회고록이 나온다고 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썼겠느냐 생각했어요. 다시, 다시 80년도로 돌아가 버린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