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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월호 절단 시 화물 쏟아져…사건현장 보존 중요"

입력 2017-03-23 19:50 수정 2017-03-23 21:25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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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앵커]

세월호를 수면 13m 위로 끌어올리는 1단계 작업이 예정보다 더뎌지고 있는데요. 4시경에 저희가 들은 바로는 그로부터 3~4시간 뒤면 13m에 도달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해수부로부터 나왔는데 아직까지는 특별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에 있는 이선화 기자가 취재되는 대로 연결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더뎌지는 것이 문제가 무엇인가, 또 앞으로 남은 인양 과정에서 주의할 점이 무엇인가, 또 방금도 전해드렸습니다만 미수습자 수색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데 전문가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분인 한국해양대 항해학부에 공길영 교수께서 나와 주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부산에서부터 올라오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 아까 보도 나온 것 중에 오늘(23일) 더뎌진 이유가 '선체하고 인양줄을 끌어올리는 재킹바지선 구조물끼리 부딪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건 뭘 얘기하는 겁니까?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현재 선체가 앞쪽은 좀 가볍고 뒤쪽이 무겁기 때문에 인양줄에 걸리는 하중이 다릅니다. 이렇게 올라오다가 선체의 자세가 조금 바뀌면 인양줄하고 서로 간섭현상이 일어나서 서로 부딪쳐서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태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될 경우에 선체랑 자꾸 부딪치면 선체가 부서질 수도 있다?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오히려 인양줄이 절단될 수가 있겠죠.]

[앵커]

아, 인양줄이요. 그렇게 되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으로 들어가는 거군요.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그렇습니다. 그래서 미리 조정을 해서 다시 균형을 잡아서 다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앵커]

그 이후에 특별한 다른 나쁜 소식이 안 들려오는 것을 봐서는 조정이 잘 된 것 같기는 하죠? (그렇게 판단됩니다) 알겠습니다. 재킹바지선에 각각 8개씩 앵커링이 돼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것이 흔들렸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그렇다면 서로?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이 재킹바지선이 들 수 있는 하중이 약 2만 톤씩 정도 되기 때문에 그걸 들려면 선체를 단단히 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걸 위해서 앵커를 잡아서 단단히 고정을 했는데 그 부분은 완벽하지 않으면 들어 올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마 앵커가 흔들려서 선체가 흔들리는 경우는 현재 상태는 없는 것으로 봐야 되겠습니다.]

[앵커]

그건 아닐 것이다? 다행이군요. 선체가 수면 위로 13m 올라오면 다음 단계는 이제 동거차도 인근에 있는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 싣는 것, 옮겨 실어야 목포항으로 가는 거니까요. 이게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이게 인양 과정 중의 최대 관건이라고 봐야 합니까?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그렇습니다. 1단계가 세월호 선체가 해저에서 떨어질 때가 가장 중요했다면 다음 단계는 이제 반잠수정 선박에 세월호 선체를 제대로 거치하는 것이 그다음 관문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현재 반잠수식 선박의 갑판 길이가 160m 정도 되고 세월호 선체 길이가 146m니까 얼마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거기에서 바람이나 파도의 영향을 받으면서 정확하게 세월호 선체를 거치해야 할 지점에 놓고 반잠수식 선박을 띄워야 되기 때문에 그 위치를 조정하는 것이 상당한 난제라고 판단이 되어집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나마 물살이 그렇게 세지 않은 소조기, 이게 내일까지라고 지금 나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해수부 쪽에서는 내일까지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싣는 작업을 마치겠다고 얘기하는데 기상 상황은 그렇게 크게 방해가 되는 것 같지는 않고요. 그렇다면 괜찮겠습니까?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앵커께서 지적하신 대로 기상상태 중 조류, 그다음에 바람의 세기, 파도의 높이가 가장 중요한 점인데 내일까지 기상상태는 현재처럼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기상상태를 감안할 때 계획대로 원활히 진행한다면 문제없이 잘 진행할 것으로 그렇게 판단이 되어집니다.]

[앵커]

이게 사실 그동안에, 특히 지난 3년 전에 너무 많은 걸 겪었기 때문에 그래도 안심할 수 없는데, 만에 하나 기상이 변한다든가 또 다른 이유에서든 반잠수식 선박에 올려놓지 못한다면, 내일. 그러면 그다음은 혹시 어떻게 될까요?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야 되는데 현재 들고 있지 않습니까? 들고 있다면 다시 바닥에 놔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반잠수식 선박 위에다가 놓는 게 지금 최상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다른 해저바닥에 놓아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지금 이렇게 천신만고 끝에 올라왔는데 그걸 다시 내려놔야 한다는 얘기입니까, 만일에 잘 안 되면?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그렇죠. 선체의 바지에 올릴 수 없다면 계속해서 재킹바지를 들고 있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시 내려놓는 게….]

[앵커]

내려놓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 가야 된다?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되겠죠.]

[앵커]

여러 가지 상황이 기상이나 이런 것들이 지금까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잘 될 것으로 저희들이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87km 떨어진 목포신항까지 가는 과정이 이제 또 그렇게 남아 있습니다. 그게 다 되면, 어려운 과정이지만. 되면 이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뭐가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그쪽 해역이 다도해 해역입니다. 그래서 해수로가 굉장히 좁고 그다음에 목포신항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영산강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있어서 거기 조류가 굉장히 셉니다. 그래서 그 좁은 수로를 앞에 조류가 강한 그런 항로로 항해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해경이나 여러 선박들이 현재 호위를 하고 있고 또 진행도 3~4노트 속력, 아주 느린 속력으로 천천히 가야만 현재 거치돼 있는 세월호 선체의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아주 주의해서 운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이 되어집니다.]

[앵커]

그 과정도 그렇게 결코 쉽지는 않을 것 같군요. 그렇게 해서 잘 도착을 하면 방역하고 세척작업을 진행하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그래야 되겠죠. 그런데 이게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 건지, 이 과정에서 혹시 선체가 훼손된다거나 미수습자 수습에 영향을 끼친다라든가 이런 건 없을까요?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지금 외부 선체 같은 경우에는 지금 보이는 것처럼 그래도 단단하게 어느 정도 돼 있는데 내부의 객실은 아마 많은 부분 함몰돼 있고 또 수색자가 방역이나 세척을 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과정에 또 함몰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그 부분의 안전을 각별하게 유의해서 천천히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세월호 선체를 들어 올리는 순간 자연 배수가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그 과정이 현재 많은 파공들이 나 있는데 그 부분들을 통해서 유실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여러 가지 방지 대비태세를 제대로 해야 그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되어집니다.]

[앵커]

그래서 해저에 망을 설치한 것으로 지금 얘기가 나오는데 그 정도 설치한 것으로 되겠습니까?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현재 해수부는 망도 설치하고 현재 세월호 선체가 떠올라 온 부분에 대한 정밀수색을 하겠다고 현재 계획은 세워놓고 있습니다마는 만약을 대비해서 여러 가지 대비책을 세워놔야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앵커]

지금 제일 쟁점이 되는 것이 절단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절단하면 편한 점도 있겠으나 절단했을 경우에 진상규명에 상당 부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잘 알고 계시겠습니다마는 세월호 사고는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고 외부적 요인은 주로 다른 물체와의 충돌의 문제입니다. 그 부분은 외판을 보면 우리가 육안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내부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조타기 고장으로 인한 조타 실수, 그다음에 과적이나 평형수 부족으로 인한 복원력 상실, 그리고 화물에 대한 고박 부족으로 인해서 화물의 이동, 이런 부분들은 현재 화물이나 화물의 상태가 그 갑판 위에 올라 있어야 제대로 사고 원인조사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상부 구조물을 잘라버리는 순간 그 갑판에 실려 있는 화물이 앞으로 쏟아져버립니다. 그럼 더 이상 그 갑판에 실린 화물의 양을 하중을 할 수가 없고 또 화물의 배치를 알아야 제대로 복원성을 계산할 수 있는데 어떤 화물이 어디에 배치돼 있는지 그걸 자르는 순간 쏟아져버리기 때문에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세월호를 잘 올려놓고 또 다른 사고 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의혹이나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사고나 사건의 현장은 현장을 보존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고 또 원래 인양이라고 하는 것은 상하이샐비지가 처음 인양계획을 세울 때는 세월호 선체를 바로 세워서 올리겠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현재 인양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인양방법을 바꾸면서 눕혀놓지 않았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애당초의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 선체를 세우는 방법은 현재 반잠수식 바지선 위에서 부력을 받으면서 세우는 방법이 가장 좋은데 상하이샐비지 입장에서는 빨리 마무리하고 돌아가고 싶으니까 안 하겠다는 것 같고 그럼 육상에 거치해 두고 상하이샐비지가 돌아가고 나면 다시 바로 세우는 문제는 또 우리 대한민국의 일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 부분도 해양수산부가 인양 계약을 할 때 어떤 조건으로 계약했는지를 제대로 살펴보고 가능한 상하이샐비지가 바로 세워놓고 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한국해양대 항해학부의 공길영 교수님. 말씀드린 대로 이 분야 최고 전문가 중의 한 분이신데 저희들이 앞으로 인양과정에서 또 궁금하면 모시든가 아니면 최소한 전화 연결이라도 해서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공길영/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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