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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번엔 '관제 여론전'?…물대포 시연 조작 논란

입력 2017-03-17 18:46 수정 2017-03-1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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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백남기 농민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한 친박 인터넷매체 대표가 '관제데모'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청와대 허현준 행정관과 연락을 취한 뒤에, 백남기 농민에 불리한 뉴스를 내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국회 발제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 SBS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고 백남기 농민 사건을 다뤘습니다. 살수차의 위해성을 실제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내용을 방송했던 거죠. 경찰이 백남기 농민에게 했던 똑같은 조건으로 실험을 해봤던 겁니다. 그랬더니, 강화유리가 단박에 깨져 나가고 벽돌이 무너져내리는, 대참사가 벌어지더라는 겁니다.

그때 방송을 지켜봤던 시청자들, 경악했습니다. '세상에, 저걸 사람이 맞으면 죽으라는 것 아닌가!' 친박단체들도 경악했습니다. '세상에, 저걸 방송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곤란해지는 거 아닌가' 방송 며칠 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등은 SBS 사옥을 찾아가서 '날조방송'이라며 비판하며 집회를 벌였지요.

친박진영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물대포, 맞아도 죽지 않는다"는 걸, 직접 보여주기로 한 겁니다. 박사모 분들이 즐겨 시청한다는 인터넷방송 '신의한수' 대표, 신혜식씨가 주인공이었습니다. 직접 살수차를 불러다놓고 재현을 해본 거죠.

[신혜식/신의한수 대표 (지난해 10월 / 자료출처 : '신의한수' 유튜브) : 사람 머리는요 그만큼 탄성도 있고요, 어느 정도의 강도를 견디게 돼있습니다. SBS 정신 차리세요. 그것이 알고 싶다? 뭘 알아 뭘알아. 도대체 말이야. 이런 방송을 하면서 아주 어처구니없게 국민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아, 사람 머리에 탄성이 있었군요. 몰랐는데… 아무튼, 일단 호기롭게 시작은 합니다. 백남기 농민이 그랬듯, 20m 떨어진 거리에서 10기압의 물을 쏜 겁니다. 먼저, 빨간 우의를 입은 한 남성이 물대포를 맞습니다.

[신혜식/신의한수 대표 (지난해 10월 / 자료출처 : '신의한수' 유튜브) : 어~어~어~야. 다쳐! 무리하지 마!]

자, 보셨다시피 몸은 좀 밀려나는데 쓰러지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남자, 어디서 좀 본 사람 같습니다. 누군가 하고 봤더니…

[신혜식/신의한수 대표 (지난해 10월 / 자료출처 : '신의한수' 유튜브) : 장기정 대표! 물대포를 지금 한 5미터, 3미터 안에서 맞아, 아니 한 8미터? 어땠습니까?]

[장기정/자유청년연합 대표 (지난해 10월 / 자료출처 : '신의한수' 유튜브) : 뭐 조금 압력은 있는데요. 그렇게 뭐 크게 밀리거나 그렇게 뭐 뼈가 부러진다 이런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박영수 특검 집앞에서 야구방망이 흔들던, 바로 그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였습니다. 자, 이제 신혜식 대표 차례겠죠.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직접 나섭니다. 이렇게요.

[장기정/자유청년연합 대표 (지난해 10월 / 자료출처 : '신의한수' 유튜브) : 앞으로 계속 걸어나가고 있습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아이고, '극한직업'이 따로 없네요, 이거 이러고도 몸이 괜찮았는지 모르겠는데, 걱정되는데, 직접 한번 소감 들어보시죠.

[신혜식/신의한수 대표 (지난해 10월 / 자료출처 : '신의한수' 유튜브) : (머리는) 둥그렇기 때문에 (물이) 머리 위로 가지, 머리를 직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 안경이 벗어질 정도가 아니었어요.]

이들이 내린 결론은, "물대포 맞으면, 감기 걸린다"는 거였습니다. 백남기씨 죽음과 물대포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거였죠. 그런데 이 방송 직전, 신혜식씨는 허현준 행정관과 18분간 통화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SBS에 따르면, 이 물대포를 쐈던 살수차 업체 대표는 이렇게 털어놨다는 거죠.

[살수차 업체 대표 (음성대역) : 물이 그 사람 몸에 닿는 순간의 수압을 백남기씨 때보다 현격히 약하게 만들어 놨었죠. 엉터리 실험이었습니다.]

저는 백남기 농민 사태가 정권 차원의 문제로 비화되는 걸 막으려고, 청와대와 친박매체가 짜고, 이런 천인공노할 여론전을 벌였다고는 믿지 않으렵니다. 하지만, 뭔가 개운찮은 뒷맛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요, < 이번엔 '관제 여론전?' 물대포 시연 조작 논란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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