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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법의 도리는 고통 따르지만…" 소박한 퇴임식

입력 2017-03-1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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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사적 탄핵 심판을 이끌었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 어제(13일) 8분짜리 소박한 퇴임식을 끝으로 6년의 임기를 끝냈습니다.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 이 전 재판관은 중국 고전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헌재 문을 나섰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열린 퇴임식에서 이정미 전 대행은 헌정사 최초로 현직 대통령 파면을 이끈 소감을 담담히 얘기했습니다.

[이정미/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바로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습니다.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해 보이는 그 자리가, 실은 폭풍우 치는 바다의 한가운데였습니다.]

이번 결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화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정미/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더 성숙한 민주 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서 지난 1월 박한철 전 헌재 소장 퇴임 직후 이정미 권한 대행 체제가 시작됐습니다.

[이정미/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지난 2월 1일) : 헌재소장 공석 상황에서도 이와 같은 중요한 심판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대통령 측은 무더기 증인 신청 등으로 노골적인 지연 전략을 편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정미 대행은 중요한 고비마다 단호한 결정과 발언으로 강력한 소송지휘권을 발동했습니다.

[12차 변론 :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억측이 나오는 점에 대해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4차 변론 : 세 사람 증인에 대해선 재판부 직권으로 증거 채택 결정을 취소하겠습니다.]

[16차 변론 : 이 사건 기피 신청은 오직 심판 지연 목적이 분명하므로 각하합니다.]

탄핵심판 선고일 출근 길엔 머리에 헤어롤이 달린 것도 잊은 채 발걸음을 옮기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고, 국민은 심리에 몰두하는 모습에 신뢰가 간다며 성원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 대행은 어제 8분 가량의 소박한 퇴임식을 마치고 동료 재판관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뒤 청사를 떠났습니다.

이 전 대행은 퇴임 이후에도 일부 친박단체의 위협에 따라 당분간 최고 수준의 경찰 경호를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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