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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정현수 음악감독 "내 꿈은 '한국인 최초 디즈니 음악감독'"

입력 2017-03-13 11:01 수정 2017-03-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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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정현수 음악감독 "내 꿈은 '한국인 최초 디즈니 음악감독'"

영화 음악은 영화 만큼 부각되지 않는다. 몇몇의 OST를 제외하면 영화를 부각시키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음악이 튀면 영상을 해치기도 하기 때문에 최대한 절제미를 발휘하는 음악이다.

정현수 음악감독은 영화 '백야행'을 시작으로 최근 '4등'까지 음지에서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해왔다. 영상을 돋보이는 작업을 계속하다보니 자신의 음악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을 찾고자했다. 그 연장선에서 생각해낸게 정규 앨범이었다.

정 감독은 지난달 28일 첫 솔로 앨범 '더 컬러 오브 러브'를 발표하고, 절제미를 완벽하게 덜고 하고 싶은 음악을 세상에 알렸다.

성공한 영화감독 이지만 그의 꿈은 아직 다 이루지 않았다. 디즈니를 보고 영화감독 꿈을 키웠다. 이 때문에 음악 감독으로서 최종 목적지는 디즈니였다. '한국인 최초 디즈니 영화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싶다는 포부를 보인 그였다. 이하 일문일답.

- 음악은 언제 시작했나.
"7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때 만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그 애니메이션이 나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더라. 음악 때문인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런 음악을 만들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음악 공부를 했다. 대학에서도 클래식을 전공했다. 학창시절 록 밴드도 했는데 드럼을 쳤다."

- 어떤 디즈니 영화를 보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나.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OST를 좋아했다. 수능 시험 보러 갈 때도 들을 정도로 좋아했다."

- 최근 '미녀와 야수'가 개봉했다.
"꼭 보러 갈거다. 아기가 태어난지 얼마 안되서 영화관은 가기 어려울 것 같다. 대신 가족끼리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곳이 있다고 해서 알아보는 중이다."

- 영화 음악 감독은 어떻게 시작했나.
"대학교 3학년 때 드라마·영화·게임 회사 등에 포트폴리오를 보냈다. 그때 내가 활동할 수 있는 실력이 되는지 궁금했고, 돈도 벌고 싶었다. 7~8군데 지원 했는데, 대부분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그때 '조금만 더 참고 공부해서 더 실력을 쌓으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서 합격했지만 학교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라 취업은 하지 않았다. 학업을 마치고 대학원을 들어갔다. 전자음악으로 음악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다. 대학원 2학년 때 이쯤이면 활동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더다. 영화 '접속' OST를 선곡하신 조영욱 감독님께 전화해 내 음악도 넣어달라고 다짜고짜 전화를 했다. 그렇게 '백야행'에 참여하게 됐다."

[인터뷰②] 정현수 음악감독 "내 꿈은 '한국인 최초 디즈니 음악감독'"

- 첫 작품인 '백야행'을 봤을 때 느낌은 어땠나.
"처음에 정말 신기했다. 음악으로 돈으로 벌 수 있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음악 나올 때 관객들이 놀라거나 감정 표현을 하는 모습도 신기했다. 크레딧에도 이름이 있었다. 정말 보람을 느꼈다. 그래서 영화를 10번 넘게 봤다. 친구들, 부모님 데리고 영화관에 갔다."

- 그뒤로 '변호인' '신세계'부터 최근 '4등'까지 승승장구 했다.
"'신세계'를 사나이 픽쳐스에서 제작했다. 그곳에 한재덕 대표님이라고 계신다. 그 대표님 영화를 종종 했었다. '부당거래' '베를린' '군도'도 했었다. 그 인연이 깊었던 것 같다."

- 영화음악을 만들 때 집중하는 부분은.
"시나리오가 결정을 해준다. 어떤 영화는 캐릭터가 부각되고, 어떤 영화는 시대 배경이나 주가 되는 게 있다. 이런 것들이 정해지면 가장 먼저 어떤 악기를 쓰면 좋을까를 생각한다. '신세계'에서는 클라리넷을 많이 썼다. 이재성이라는 인물이 어둠의 세계에 있지만 경찰이니 걸리면 안된다. '이런 불안한 심리를 표현할 수 있는 악기가 뭐가 있을까. 그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뭘까'를 계속 생각했다. '베를린'은 스파이 물이다. 큰 전투신이 많으니까 오케스트라에 세련된 느낌의 전자음악을 가미했다. '돌연변이'는 아코디언으로 많은 작업을 했다."

- 20여편의 영화 중 기억남는 작품이 있다면.
"아무래도 첫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신세계'도 많은 분들이 음악 하시는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좋다. 전면에 들어내진 않았지만 세상에 나를 알린 작품이지 않나.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 생각보다 나이가 어리다.
"1982년 생이니 음악 감독 치곤 어린편이다.어린편이다. 추계예술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아마 그중에도 가장 어릴 것 같다.(웃음)

- 어려서 좋은 점은.
"어리다는 것 자체가 좋지 않나. 업계에서 어리고 신선해서 찾는 것 같기도 하도하다. '4등'을 찍을 때 정지우 감독님이 젊고 신선한 새로운 것을 찾고 싶어 하셨다."

-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컨템포러리미디어뮤직학과 전임교수로도 활동중이다.
"석사 과정으로 영화 음악학과가 전공이 있다. 그 음악하려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영화 음악을 잘 쓸 수있는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 그르치고 있다."

- 음악 직접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이 많이 다른가.
"학생 가르치는 것도 재밌고 보람된다. 작품했던 것을 알려주면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 발전하는 계기 되는 것 같다."

- 성공한 제자를 꼽자면.
"영화음악 감독 된 사람도 있고, 작곡가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제자 중에 최근 개봉한 영화 '루시드 드림' 작곡가로 참여한 친구가 있다. 뿌듯하더라. 그 친구가 잘되면 포르쉐 사준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다.(웃음)"

- 음악 감독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가.
"영화는 종합예술이다보니 내가 부각되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연주회나 발표회 등 많은 활동을 한다. 구체적인 건 없지만 앞으로는 챔버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열고 싶다."

- 음악인으로서 어떤 말을 듣고 싶은가.
"작곡가라른 말을 가장 듣고 싶다. 창작자라는 느낌이 가장 많이 나지 않나. 학교에서는 교수님, 영화에선 감독님이라고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작곡가다."

- 음악 감독이 되고 싶었는데 꿈을 이룬 것 같은데.
"아직 아니다. 음악 시작하게 된 이유는 디즈니 때문이다. 디즈니에서 꼭 곡을 쓰고 싶다."

- 만약 '겨울왕국'이나 '미녀와 야수'를 본인이 작업했다면 어떤 곡이 나왔을까.
"'겨울왕국' 같은 경우 풀편성 오케스트라를 썼을 것 같다.'미녀와 야수라면'는 기존의 편성과 비슷하게 할 것 같다. '나 였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서 어렵다. 나 같아도 그렇게 만들지 않았을까.(웃음)"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많은 부분 공들여서 작업 했다. 어려운 음악이 아니고 선율과 스트링 악기들이 대중적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앨범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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